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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게임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고 싶어요."
코너킥 상황에서 윤일록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승대의 날'이었다. 김승대는 경기 초반 프리롤에 가까웠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진영의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반사이익도 누렸다. 부동의 원톱 김신욱(울산)에게 2~3명의 수비수들이 밀착마크하면서 발생하는 공간을 잘 파고들었다. 전반 초반 김신욱이 오른종아리 타박으로 교체된 뒤에는 이종호(전남) 이용재(나가사키)와 함께 제로톱을 연출했다. 그야말로 '김승대 시프트'였다.
멀티 능력은 기본이었다. 중원에서 상대 압박이 심해 전방으로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직접 미드필드까지 내려가 공을 받았다.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플레이다. 특히 공격할 때 위치에 따라 예측불허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카멜레온' 매력을 뿜어냈다.
탁월한 축구센스는 김승대를 더 돋보이게 했다. 자신에게 연결된 패스를 잡지 않고 흘려 상대 수비수를 속이면서 득점 찬스를 생산해냈다. 후반 19분에는 빠르게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두 명의 선수가 달라붙자 교묘하게 이종호에게 패스해 슈팅까지 이뤄질 수 있게 도왔다. 드리블과 원터치 패스를 정확하게 적용시켰다. '티키타카(스페인 바르셀로나식 패스축구)'의 일관된 시스템이 갖춰진 포항에서 갈고닦은 연계 플레이는 일품이었다. 공이 가는 곳마다 김승대가 연결고리 역할을 잘 수행했다. 탄탄한 기본기가 원동력이 됐다.
김승대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게 됐다. 윤일록과 김신욱이 이날 경기 초반부터 부상에 사로잡히면서 이광종호의 공격 파괴력이 떨어질 수 있게 됐다. 이종호와 이용재가 투입됐지만, 골결정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결국 김승대의 해결사 능력이 필요해졌다. 뿐만 아니라 부상 관리도 김승대의 몫이 됐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