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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스리백 변신, 황선홍의 평가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9-10 21:23



가을을 맞은 포항이 변신을 선언했다.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포백 스타일을 버리고 김형일-김준수-김광석으로 이어지는 스리백 라인을 구축했다. 좌우 측면 윙백의 공수 가담 폭을 늘리면서 안정적인 경기 스타일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포백을 앞세워 FA컵 2연패와 더블(리그-FA컵 동시 제패)의 역사를 썼던 포항이었던 만큼, 스리백 카드는 의외라는 평가다.

고육지책이다. 한정된 스쿼드 속에서 부상, 징계 변수가 춤을 추고 있다. 전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상 문제는 이제 17명의 출전명단을 짜기도 어려울 만큼 좁아졌다. 황 감독은 "한정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눈을 빛냈다. 고심 끝에 찾은 카드가 스리백이었다. 전방에 비해 풍부한 수비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심산이었다. 지난 7일 포항은 서울과의 클래식 24라운드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어 접전을 펼쳤으나, 0대1로 졌다. 패했지만 가능성을 증명한 승부였다.

포항의 스리백은 전남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포항은 10일 광양축구전용구장서 가진 전남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5라운드에서 1대0으로 이겼다. 이날 포항은 전반 7분 문창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뒤 전남의 압박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스리백과 윙백의 역할 분담이 적절히 이뤄지면서 전남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반전은 준비한대로 풀어가 만족스러웠다. 후반전에는 상대 압박 탓에 수비라인이 내려가면서 좋은 패턴으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전남전은 항상 어려웠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리를 얻었다"고 평했다. 그는 "(지난 서울전에서) 경기를 잘 하고도 져 의기소침 할 수 있었는데, 잘 회복을 한 점에 의미를 둘 만하다"며 "이틀 뒤 성남전이 열린다. 성남전까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이 내린 스리백에 대한 평가는 50점이었다. 가능성은 드러내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황 감독은 "(선수간) 포지션 변경은 원할했지만, 이런 점이 90분 동안 유지되어야 한다"며 "볼 관리가 되지 않으면 수비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블록을 쌓고 수비를 잘 하고 있지만, 역습에 문제가 있다. 이 점이 수세로 몰리는 원인"이라며 "조직적으로 가다듬어야 전술을 확실하게 소화할 수 있다. 수비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90분 내내 좋은 흐름을 가져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상황을 보고 고민을 좀 더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리백 활용을 두고는 "누수가 많아 임시방편으로 쓰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 만의 스타일을 찾는데 집중할 것이다. 두 가지 전술을 병행해서 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문창진에 대해선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자신의 영향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계속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광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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