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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 첫 단추는 밀집수비 해체, 비책은 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9-03 17:29 | 최종수정 2014-09-04 06:35


그래픽=

문성원 기자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는 아무리 공간이 협소해도 수비수 3~4명은 거뜬히 따돌린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 축구에는 메시가 없다. 인천에서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이광종호의 키워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밀집수비다.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들은 3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사흘째 훈련을 소화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는 문제가 안됐다. 밀집수비를 허물 방책을 세우는 것이 최대 현안이다.

아시아 대부분의 팀들은 한국 축구를 거대한 벽으로 느낀다. 이번 대회는 무대도 안방이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14일), 사우디아라비아(17일), 라오스(21일)와 차례로 맞닥뜨린다. 이어 16강과 8강, 4강, 결승전으로 연결된다. 상대는 선수비-후역습을 근간으로 한 밀집수비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8~9명이 극단적으로 수비에 포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대회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이다. 과연 밀집수비를 뚫을 비책은 없을까. 해묵은 고민이지만 해답은 존재한다.

첫째는 측면에 열쇠가 있다. 촘촘하고 조밀조밀한 중앙을 뚫기는 쉽지 않다. 밀집수비에는 측면을 활용한 공격 패턴이 가장 효과적이다. 측면에서 활로를 뚫으면 수비라인이 분산된다. 활발한 오버래핑도 공존해야 한다. 볼은 사람보다 빠르다. 상대 수비가 예측하기 전 측면의 뒷 공간으로 침투해 패스가 연결되면 수비벽을 일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자연스럽게 중앙에 공간도 생긴다. 이광종호는 1m96의 고공폭격기 김신욱(울산)을 보유하고 있다. 측면에서 제대로 된 크로스가 연결된다면 기회는 배가된다. 김승대(포항)는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대부분 수비를 내려서 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서는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신욱이 형이 있으니 위력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둘째, 반박자 빠른 중거리 슈팅도 자주 나와야 한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데는 '특효약'이다. 상대 미드필드 진영에서부터 과감한 공격이 필요하다. 중거리 슈팅으로 1차적으로 수비라인을 흔들 필요가 있다. 이광종 감독이 '반대발 윙어'를 활용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오른발잡이 윤일록과 이종호를 왼쪽, 왼발잡이 안용우와 문상윤을 오른쪽에 두며 이들의 침투와 마무리 과정을 실험 중이다. 이들이 중앙 침투를 통해 슈팅까지 연결하면 상대로선 '두려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이종호는 "측면에 선다면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가 볼을 잡을 때 안으로 침투해 슈팅까지 연결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세트피스도 다듬어야 한다. 세트피스는 볼이 정지된 상황에서 경기가 전개되는 플레이를 의미한다. 프리킥, 코너킥 등이다. 축구에서 가장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수단이다. 세트피스는 밀집수비와도 무관하다. 약속된 세트피스를 통해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물론 과욕을 부리면 템포를 잃어버릴 수 있다. 금메달에 대한 중압감도 떨쳐내야 한다.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상대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결정력을 높여야 하는 점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이광종호의 금 사냥, 밀집수비를 뚫는 것에 사활이 걸렸다.
파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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