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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전북에는 미안하지만 클래식 재미는 'UP'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9-02 06:48


◇전북 미드필더 신형민(오른쪽)이 1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2014년 K-리그 21라운드에서 포항 미드필더 손준호(가운데)의 드리블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K-리그 클래식 후반기에 보여준 경기력만으로는 '절대 1강'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10경기 무패행진(7승3무) 동안 전북은 어느 팀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던 '절대 1강'이 맞았다.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포항에 2대0 완승을 거뒀다. 99일만에 1위도 탈환했다. 한 때 2위 포항과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전북이 2경기째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1.5군의 서울에 패한데 이어 '호남더비'에서 전남에 역전패했다. 올시즌 첫 2연패다.

'2연패' 수식어를 달게된 전북에는 미안한 얘기지만 덕분에 K-리그 클래식은 흥미로워졌다. 전북이 주춤한 사이 포항이 2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31일 울산에 2대1로 승리를 거둔 포항은 승점 44점으로 전북과 동률을 이뤘다. 골득실차에서 순위가 갈렸다. 전북(골득실차 +23)이 8골차 앞선 선두를 유지했다.

스플릿시스템 작동을 앞두고 팀간 마지막 대결이 23라운드를 기점으로 시작된 가운데 클래식에 긴장감이 넘쳐난다. 자칫 전북이 독주를 했더라면 기대하지 못했을 긴장감이다. 일찌감치 우승팀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보다 시즌 최종전까지 우승 경쟁이 펼쳐진다면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시즌 최종전에서 포항이 울산에 승리를 거두며 '역전 우승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013년 클래식 최종전은 팬들 사이에서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회자된다. 프로축구 전체를 생각한다면 치열한 선두 경쟁은 흥행을 위한 호재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울산전 승리로 K-리그 역전우승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예고했다.

전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패배다. 너무 잘 나갔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충만해지는 것은 좋지만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연패의 아픔을 통해 최강희 전북 감독은 물론 전북 선수들도 전력을 재정비할 계기를 갖게 됐다. 최 감독은 "팀 분위기가 나쁘다든지 큰 문제는 없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오늘 패배가 부담이 되긴 하겠지만 어차피 독주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팀을 잘 추스려서 좋은 경기를 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선두와 상위권의 간격도 더 촘촘해졌다. 23라운드에서 경남을 1대0으로 제압한 수원(3위)과 전북을 꺾은 전남(4위)이 승점 39점으로 전북 포항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좁혔다. 또 FC서울(7위·승점 32)이 제주와 비기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지만 울산(6위·승점 33)이 패하며 6위 싸움도 더 치열해졌다.

24라운드부터는 변수도 넘쳐난다. 인천아시안게임과 A매치 2연전 기간 동안 클래식은 쉼표 없이 달린다. 주축 선수들의 전력 공백이 큰 변수다. 전북은 이동국 한교원 이재성 윌킨슨 등이 아시안게임과 A대표팀 차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포항은 김승대와 손준호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됐다. 전남은 이종호 김영욱 안용우의 공백을 감수해야 하고 6위 싸움을 펼치는 울산과 서울도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변수와 재미가 넘쳐나는 클래식 순위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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