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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5)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 재계약을 이끈 것은 게리 몽크 감독의 진심과 구단의 최고 대우였다.
선수들마다 궁합이 잘맞는 감독이 따로 있다. 기성용과 라우드럽 감독은 궁합이 맞지 않았다. 2012~2013시즌에 당시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600만파운드·약 101억원)로 스완지시티에 입단한 기성용은 첫 시즌에 주전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2013~2014시즌에 라우드럽 감독은 브랜든 로저스 전 감독(현 리버풀 감독)이 영입한 기성용 대신 자신이 데려온 존조 셸비와 호세 카나스 등을 중용했다. 출전 기회가 줄어든 기성용은 결국 선덜랜드 임대 이적으로 스완지시티를 탈출했다. 위기가 기회였다. 기성용은 선덜랜드에서 EPL 데뷔골을 비롯해 총 36경기에 출전, 4골-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임대를 마치고 스완지시티로 돌아온 그를 옛 동료였던 몽크 감독이 반겼다. 2012~2013시즌 기성용과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중앙 수비수 몽크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라우드럽 감독이 중도 경질된 이후 선수 겸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올시즌에는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에 부임했다.
기성용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몽크 감독은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전술에 한 축에 기성용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진심을 담아 기성용에게 잔류를 요청했다. 기성용도 마음을 열었다. 그는 "지난 시즌 몽크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부임했을 때 선덜랜드에 있는 나에게 전화를 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다시 전화를 했고 팀에 복귀해서 또 다시 대화를 나눴다"면서 "몽크 감독이 팀 사정과 자신의 생각을 아주 솔직하게 말해줬다. 진실된 대화를 나눴고 프리시즌에 잔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술적인 관점에서 스완지시티가 나에게 제일 잘 맞는 팀이다. 스완지시티는 다른 팀과 축구 철학이 다르다. 이것이 잔류를 이끈 중요한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구단과 기성용 모두에게 '윈-윈' 재계약이라는 것이 시즌 초반 스완지시티의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다. 스완지시티는 31일 끝난 EPL 3라운드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서 3대0 대승을 거두며 리그 3연승을 질주했다. 올시즌 공식 개막전이었던 맨유전에서 '개막 축포'를 쏘아 올린 기성용은 3경기에 모두 풀타임 활약하며 주전 입지를 다졌다.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강력한 태클로 수차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