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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8월의 크리스마스', 해피엔딩이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9-01 06:35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 경기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최용수 감독이 전반 김치우의 팀 세번째골이 터지자 환호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16/

한여름인 8월 무려 9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FC서울은 '8월의 크리스마스'였다. 큼지막한 선물을 듬뿍받았다. 서울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제주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8월의 여정을 마감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1대1로 비긴 후 6일 안방에서 울산에 0대1로 패했다. '예방 주사'였다. 10일 부산 원정에서 '해핑 엔딩'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클래식에서 부산을 2대0으로 꺾은 후 13일 FA컵 8강전에서도 120분 혈투 끝에 부산을 2대1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16일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본격 가동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4년 만의 첫 로테이션"이라고 했다. 사실상 1.5군이었지만 그들이 일을 냈다. 인천을 5대1로 대파했다. 전력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20일 포항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렀다. 득점없이 비긴 후 다시 23일 전북과의 정규리그 원정길에 올랐다. 또 1.5군이었고, 2대1로 승리하며 대어를 낚았다. 27일 포항과의 ACL 8강 2차전이 하이라이트였다.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혈투 끝에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후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2년 연속 ACL 4강에 진출했다.

제주전은 또 다른 기회였다. 울산이 이날 포항에 1대2로 패했다. 제주를 꺾으면 울산을 밀어내고 스플릿 그룹A의 마지노선인 6위에 오를 수 있었다. FA컵과 ACL 4강에 이은 금상첨화의 결말이었다. 득점없이 비겼다. '서울 극장'은 오심과 제주 골키퍼 김호준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29분 에벨톤이 쇄도하며 이상협의 스루패스를 받았다. 골에어리어에서 제주 수비수 정다훤과 충돌하며 쓰러졌다. 페널티킥 상황이었지만, 오프사이드 깃발이 먼저 올라갔다. 에벨톤이 볼을 받은 상황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될 수 있는 순간 '오심'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경기 종료직전에는 몰리나의 왼발 슈팅이 김호준의 손을 맞고 오른쪽으로 흘렀다. 고요한이 재차 슈팅을 날렸지만 김호준이 다시한번 동물적인 감각을 뽐내며 육탄 방어했다. 그리고 곧바로 종료 휘슬이 울렸다.

수확은 있었다. 서울은 정규리그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를 달렸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서울(승점 32)은 6위 울산(승점 33)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제주전 징크스도 계속됐다. 제주전 무패행진을 20경기(12승8무)로 늘렸다. 홈 제주전 성적표 역시 10경기(8승2무) 무패다.

물론 최 감독은 무승부가 아쉬움이었다. 그는 "홈에서 제주를 잡고 순위 상승을 노렸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사실 선수들이 힘든 8월을 보냈다.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시즌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희망을 다시 얘기했다. 정규리그와 ACL 4강 1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8월 비중있는 경기들을 음지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주며 승점을 가져왔다. 선수들이 누가 나가도 주전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9월에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9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다시 전진하겠다."

서울의 8월은 달콤했다. FA컵과 ACL에 이어 정규리그에서도 희망이 가득하다. 9월, 그들은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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