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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 감독님에게 가장 많이 혼난 게 나다."
U-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성남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행을 택한 전현철은 하 감독의 아주대 시절 애제자다. U-리그 득점왕을 휩쓸었고, 하 감독의 무패행진 기록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프로에서 사제는 운명처럼 재회했다. 지난해 전현철은 '강등 구세주'로 중요한 고비때마다 결승골, 동점골, 알토란같은 6골로 전남을 구했다. 올시즌은 시련이었다. 스테보, 레안드리뉴, 안용우 등이 영입됐고 '포지션 경쟁자' 이종호가 9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전현철은 좀처럼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다.12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1대1로 팽팽하던 전북전 후반 이종호의 자리에 전현철이 교체투입됐다. 한발 더 뛰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그라운드에 섰다. 무승부가 굳어지던 후반 인저리타임 종료 직전 '왼발의 윙어' 안용우가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키가 크지 않은 전현철이 서전트 점프를 하며 훌쩍 날아올랐다. 절박하고 필사적인 헤딩골은 골망을 갈랐다. 이 한골로 전남이 2011년 3월 이후 8경기만에 '전북 트라우마'를 넘었다. '광양극장'이었다.
하 감독은 끝까지 기특한 제자를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공간침투를 기가 막히게 하는 선수인데 그동안 거머쥐는 플레이에서 미숙함이 많았다. 공간 플레이에 이어 연계 플레이까지 된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호가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기 때문에 일부러 더 자극을 줬다. 그렇게 자극을 준 게 오늘 이렇게 큰 사건을 만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광양=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