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 해 농사 달린 2연전, 포항의 해답은 '올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15:25 | 최종수정 2014-08-14 06:57



한 해 농사가 걸린 승부다.

포항이 올 시즌 최대 도전에 나선다. 포항은 16일과 20일 각각 홈구장인 포항 스틸야드에서 전북, 서울과 2연전을 갖는다. 전북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를 마친 뒤, 서울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에서 만난다.

놓칠 수 없는 2연전이다. 전북전은 클래식 2연패 희망의 불씨가 달려 있다. 승점 40인 포항은 선두 전북(승점 41)과 불과 승점 1점 차다. 2주 만의 선두탈환 기회다. 서울전은 꿈이 걸려 있다. 2009년 이후 5년 만의 ACL 정상을 위한 첫 관문이다. 특히 서울엔 갚아줘야 할 빚이 있다. 포항은 지난달 FA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서울에 패해 대회 3연패의 꿈이 날아갔다.

포항이 가진 것은 '홈 이점' 뿐이다. 2경기 모두 열세가 점쳐진다. 전북은 최근 '절대1강'의 면모를 찾았다. 포항전을 클래식 선두 롱런의 기회로 보고 있다. 서울 역시 FA컵 승리의 기운을 ACL까지 이어간다는 각오다. 두 팀 모두 분위기가 상승세인데다 스쿼드도 탄탄하다. 한정된 베스트11과 백업요원에 의존해야 하는 포항에겐 어려운 승부다.

상황도 여의치 않다. 포항은 전북전을 시작으로 보름 간 5연전을 치러야 한다. 한정된 자원이 문제다. 체력부담과 부상, 징계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매 경기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서긴 무리다.

황선홍 포항 감독 입장에선 그동안 재미를 봤던 로테이션 카드로 돌파구를 만들 만하다. 하지만 그가 택한 것은 정공법이다. "피할 수 없다면 정면돌파 밖에 방법이 없다. 두 경기 모두 잡을 것이다." 그는 "당장 선택과 집중을 할 생각은 없다. 2경기 모두 홈에서 치르는 승부인 만큼,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가질 만한 요소가 많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고무열, 김태수가 복귀하면서 공격과 중원에 힘이 실렸다. 임대생 강수일이 서울전부터 ACL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공격 옵션에 대한 고민도 던 상황이다. 김원일 부상 뒤 중앙수비수로 기용된 김형일도 기대 이상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 더블(리그-FA컵 동시제패)을 일구면서 상승한 선수단의 자신감, 풍부한 경험으로 다져진 선수들의 완급조절 능력은 2연전에 대비하는 포항의 숨은 무기다. 황 감독이 '올인'을 외치는 이유다.

올인 전략의 성패에 따라 희비는 극명히 엇갈린다. 2연승은 새로운 신화창조 교두보다. 하지만 2연전 후유증이 포항을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라는 예상이 좀 더 우세하다. 황 감독은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지금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그저 후회없이 승부를 치른 뒤 결과에 순응하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180분의 승부가 끝난 뒤 황 감독과 포항 선수단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