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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트랜스포머' 유준수, 마스크맨으로 부활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16:36 | 최종수정 2014-08-14 06:57


울산의 유준수. 사진제공=울산 현대

'울산의 트랜스포머' 유준수(26)의 2014년 화두는 '부활'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 무대를 밟은 지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큰 폭의 부침을 경험했다. 고려대에서 대학 최정상급 선수로 주목받은 그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인천의 1순위로 지명됐다. 그러나 주위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18경기를 뛰며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지만, 도움 1개에 그쳤다. 이듬해에는 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인천을 떠나야 했다. 특히 프로에서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골'에 한이 맺혔다.

바닥을 친 유준수는 지난시즌 내셔널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와신상담했다. 그는 "솔직히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특별히 못하는 것도 없는 선수였다. 나만의 색깔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비상할 기회는 올시즌 찾아왔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다시 프로 선수가 됐다. 목표는 크지 않았다. "빅클럽에 왔으니 '살아 남아보자'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것은 인생역전 골이었다. 3월 12일 가와사키(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그는 "예전에 잘했었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준수의 강점은 '멀티 플레이'다. 최전방 공격과 중앙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 포지션은 중앙 수비였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포워드로 변경했다. 대학 때도 간간이 중앙 수비를 보긴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솔직히 전문 중앙 수비수들에 비해 이론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 김치곤 김근환 선배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있다. 대인마크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빠르지 않는 것을 극복하는 노하우를 쌓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지난달 9일 부상을 했다. 수원전에서 코뼈가 골절됐다. 유준수는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부상이었다. 아찔했다. 그러나 생갭다 빨리 복귀가 가능해 다행"이라고 했다. 빠른 복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는 "12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무작정 쉬는 것보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마스크맨'으로 부활한다. 코뼈가 다 아문 상태가 아니라 특수 제작한 마스크로 코를 보호한다. 유준수의 그라운드 복귀는 빠르면 8월 31일 포항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상주 상무 소속이던 이근호 이재성 이 호 등 2012년 ACL 우승 주역들이 제대한다. 더 치열해질 주전경쟁은 불보듯 뻔하다. 유준수는 덤덤했다. "이팀에 처음 왔을 때도 어마어마한 선수들이 많았다. 제대한 선수들이 복귀한다고 해도 내 역할만 잘하면 된다. '초심'만 잡으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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