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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소 오사카가 일본 J-리그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J-리그 구단의 스타 마케팅은 1993년 출범 원년부터 시작됐다.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지코, 둥가(이상 브라질), 음보마(카메룬), 스토이코비치(불가리아) 등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별들이 잇달아 일본 무대를 밟았다. 대부분 불혹을 앞둔 한물 간 노장들이었다. J-리그 구단들이 이들에게 바랐던 것은 승리를 이끌어 줄 기량이 아니었다. 1명의 팬이라도 더 경기장에 모아 팀을 알리는 게 지상과제였다. 이 전략은 리그 초반부터 충성심 넘치는 팬들을 모으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은퇴를 앞둔 스타들에게 J-리그는 금전적인 이득과 축구라는 목표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무대였다. 구단과 선수의 상호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윈-윈 전략이었다.
세레소 오사카는 현재 J-리그 18팀 중 15위에 그치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빅네임의 부진이 뼈아프다. 포를란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뒤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함부르크에서 단기 임대했던 카차르 역시 단 1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21경기서 단 1골에 그친 카카우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거액을 들인 세레소 오사카의 스타 마케팅에 실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익 외에 얻는 또 다른 이득은 '경험'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스타 선수와 호흡하면서 기존 선수들은 경험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게 된다. 어린 선수들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지사다. 팀 훈련에서 직접 포를란의 슈팅을 막아내는 김진현은 "포를란과 함께 훈련하다보면 다른 선수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느낀다. 정말 많은 점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세레소 오사카의 잇단 스타 영입은 '투자한 만큼 번다'는 평범한 진리를 따르는 것일 뿐이다. 재정난을 이유로 허리띠만 졸라매는 K-리그 일부 구단들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