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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오사카 스타 영입, 핵심은 '수익'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8-12 07:27


◇사진캡쳐=슈투트가르트 구단 홈페이지

세레소 오사카가 일본 J-리그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세레소 오사카는 11일 브라질 태생의 전 독일 대표팀 공격수 카카우(33)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카카우는 슈투트가르트에서 263경기를 뛰었고, 2009년 독일 국적을 취득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다. 한때 유럽 상위권 스트라이커로 각광을 받았던 선수다. 전성기는 지났으나, 아시아 진출은 이슈가 될 만하다.

세레소 오사카는 J-리그 출범 원년부터 참가했던 팀이다. 하지만 다른 팀과 달리 초반에는 스타 영입보다는 실리를 추구했다. 국내에는 황선홍 노정윤 고정운 윤정환 김도근 김보경 등 전현직 A대표팀 스타들이 거쳐간 팀으로 유명하다. 현재도 김진현이 골문을 지키고 있다. 스타 영입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세리에A 팔레르모와 AS로마를 거친 심플리시우(35·브라질)를 영입하면서 첫 발을 떼었다. 그러더니 지난 2월 우루과이 대표팀 현역 공격수인 디에고 포를란(35)과 세르비아 대표팀 미드필더 고이코 카차르(27)를 영입하면서 일본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브라질 무대에서 활약 중인 포를란 영입을 위해 4억엔(약 4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J-리그 구단의 스타 마케팅은 1993년 출범 원년부터 시작됐다.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지코, 둥가(이상 브라질), 음보마(카메룬), 스토이코비치(불가리아) 등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별들이 잇달아 일본 무대를 밟았다. 대부분 불혹을 앞둔 한물 간 노장들이었다. J-리그 구단들이 이들에게 바랐던 것은 승리를 이끌어 줄 기량이 아니었다. 1명의 팬이라도 더 경기장에 모아 팀을 알리는 게 지상과제였다. 이 전략은 리그 초반부터 충성심 넘치는 팬들을 모으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은퇴를 앞둔 스타들에게 J-리그는 금전적인 이득과 축구라는 목표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무대였다. 구단과 선수의 상호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윈-윈 전략이었다.

세레소 오사카는 현재 J-리그 18팀 중 15위에 그치고 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빅네임의 부진이 뼈아프다. 포를란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뒤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함부르크에서 단기 임대했던 카차르 역시 단 1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21경기서 단 1골에 그친 카카우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거액을 들인 세레소 오사카의 스타 마케팅에 실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레소 오사카 입장에서도 스타 영입은 도박과 다름없다.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실패한 영입이라는 낙인이 찍힌다는 점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바라보는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이다. 스타 영입을 위해 누릴 수 있는 수익을 극대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익으로 얻는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수익 이상을 얻기 위해 또 다시 투자가 이뤄진다. 투자는 구단 살림살이 개선 뿐만 아니라 전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이미 포를란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포를란 영입 기자회견 때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올 시즌 전 판매한 시즌티켓 1만5000장이 매진됐고, 각 기업의 스폰서십이 쇄도했다. 포를란 영입에 맞춰 특별 제작한 상품 역시 동이 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 4월 포항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홈 경기를 치를 당시 세레소 오사카 구단 관계자는 "포를란 영입에 투자한 돈을 시즌 내에 회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스타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팀 성적을 넘어 흥행과 수익에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카카우는 자유계약으로 영입했으나 포를란 못지 않은 인지도를 갖췄다. 때문에 세레소 오사카 구단은 포를란 영입 이후 얻었던 수익 효과를 극대화 하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수익 외에 얻는 또 다른 이득은 '경험'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스타 선수와 호흡하면서 기존 선수들은 경험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게 된다. 어린 선수들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지사다. 팀 훈련에서 직접 포를란의 슈팅을 막아내는 김진현은 "포를란과 함께 훈련하다보면 다른 선수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느낀다. 정말 많은 점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세레소 오사카의 잇단 스타 영입은 '투자한 만큼 번다'는 평범한 진리를 따르는 것일 뿐이다. 재정난을 이유로 허리띠만 졸라매는 K-리그 일부 구단들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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