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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만수북초 4학년이던 동생 하성민(27·울산)은 두살 위인 형 하대성(29·베이징 궈안)을 따라 축구선수가 됐다. 당시 대회 우승과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형이 멋있어 보였다. 동생은 '형보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축구에 매진했다.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2012년이었다. 군입대 후 박항서 감독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하성민은 "박 감독님을 만나서 많이 달라졌다. K-리그 경기에서 거의 주전으로 나갔다. 당시 기량과 경험적으로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제대했지만, 팀 내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도전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올해 1월 카타르 무아이다르로 이적했다. 6개월 계약이었다. 생애 첫 해외생활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카타르에선 외국인선수이기 때문에 팀 성적과 경기력에 부담이 심해지더라"고 고백했다.
형의 성공은 오히려 동생에게 자극제가 됐다. 하성민은 "주위에서 자주 나와 형의 살아온 길을 비교한다. 자존심은 상하지 않는다. 형이 그 동안 잘해줬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오기로 버틸 수 있었다"며 "형제간의 우애는 두텁다"고 말했다.
하성민에게는 꿈이 있다. 바로 형을 뛰어 넘는 것이다. 그는 "형이 ACL에서 우승을 못해봤다. 나는 형보다 먼저 ACL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불안한 신분이다. 울산과 계약을 6개월밖에 하지 않았다. 올시즌 활약이 재계약의 열쇠다. 하성민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를 악물고 있다. 죽기살기로 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