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아스널-맨시티, 예고편에 나타난 기대와 우려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4-08-11 08:56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예고편을 상영했다. 10일 밤(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커뮤니티쉴드, 아스널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3-0 완승을 거뒀다. 시즌은 개막하지도 않았고, 여름 이적시장 역시 3주나 더 열려 있다. 무언가를 판단하기는 일러도 한참 이르다는 전제하에 예고편에 담긴 기대와 우려를 짚어본다.

▲ 아스널, 2선에서 벌어진 미드필더의 향연

아스널이 경기를 쉽게 가져간 가장 큰 이유. 2선에서 선보인 질 높은 퍼포먼스에 있을 것이다(하단 삽화①). 아르테타가 받치고 윌셔-램지를 얹은 역삼각형 조합은 상대 중앙 수비 앞 공간을 사정없이 찔러댔다. 세 골 모두 상대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곳으로 패스가 들어갔고, 완성도 높은 후속 동작이 나오며 야야투레-페르난두, 나스타시치-보야타 라인을 무력화했다. 대부분 작고 빠른 아스널 미드필더 자원은 신장이 큰 맨시티 수비진보다 반응 속도 등에서 앞서며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다.

윌셔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3선, 즉 4-2-3-1의 수비형 비드필더 두 자리에 놓기보다는 전진 배치해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공격 능력치를 낭비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일 수 있었다. 중앙, 측면을 가리지 않았던 이 선수는 어디에서든 볼을 전방으로 공급했다. 볼을 받는 위치나 드리블을 치는 속도가 좋다 보니 뒤늦게 따라간 야야투레나 페르난두가 뒤에서 덮치는 장면도 나왔다. 제자리에서 볼을 소유하며 뿌리기보다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나르는 것이 더 좋아 보였던 이번 경기가 향후 벵거 감독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선발 및 교체로 가동한 미드필더층에 외질까지 돌아온다. 산체스 역시 리그-팀 적응에 따라 파괴력 증대를 도모해볼 만하다. 원톱 아래 배치될 거의 모든 자원이 플레이메이커 기질이 뛰어난 터라 골을 만드는 과정은 조금 더 화려하고도 수월해질 수 있다. 단, 라인을 내려 끈적한 압박을 가할 팀, 피지컬적인 요소로 무장해 거칠게 나올 팀, 맹폭을 쏟아부어 막중한 수비 부담을 안길 팀 등 상대의 성격에 따라 평가를 보류할 항목은 여전히 존재한다. 팀 내력인 부상 변수 역시도 무시할 수는 없다.


▲ 맨시티, 핵심 자원 공백이 유독 쓰렸던 경기

콤파니가 지독히도 그리웠다. 수비 전형을 꾸리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위치를 인지하고 거리를 조절하는 작업이 매끄럽지 못했다. 나스리가 페르난두에게 손짓해 위치를 수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 아스널이 무차별적으로 밀고 들어온 공간에 대해 야야투레-페르난두의 1차 저지선은 성과가 없었고, 나스타시치나 보야타는 앞으로 나와 커팅할 타이밍을 적절히 판단하지 못했다. 아스널의 신예 챔버스가 중앙 수비로서 빛난 것과는 달리 무척이나 헤맸다. 공격을 조금 더 많이 했다면 티가 덜 날 수도 있었던 구멍이 수비 리더의 부재에 그대로 노출됐다.

실바가 들어온 뒤에야 경기가 풀렸다(②). 지루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기는 했어도, 맨시티는 후반 들어 그들만의 색깔을 어느 정도는 냈다. 나바스가 종적으로 침투하는 동안 실바는 횡적으로 움직였다. 상대 수비 두세 명의 시야를 붙잡아두는 창조적이고도 빠른 패스가 나오자, 비로소 맨시티도 전방에서 볼을 소유하는 게임이 가능했다. 볼이 여기저기로 회전하는 데 속도가 붙었고, 슈체츠니도 그만큼 바빠졌다. 다만 실바 의존증이 몰고 올 풍파를 고민은 해봐야 한다. 경기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선수임에는 이견이 없어도, 매 경기 무작정 뛰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양팀 교체

아스널 : 사노고↔지루(H.T), 깁스↔몬레알(H.T), 산체스↔챔벌레인(H.T), 윌셔↔플라미니(68'), 카솔라↔로시츠키(70'), 램지↔캠밸(85')

맨시티 :? 나스리↔실바(H.T), 야야투레↔수쿨리니(59'), 제코↔밀너(60'), 콜라로프↔리차즈(76'), 나바스↔싱클레어(85')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