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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과 추락, 두 갈림길이었다.
승리의 기쁨에 도취될 시간이 없다. 반전의 필수조건을 갖춰야 한다. '연속성'이다. 연승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야 한다. 올시즌 울산의 연승 기록은 개막전 승리를 포함한 3연승이 전부다. 연승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무대는 9일 전남과의 클래식 20라운드다.
긍정적인 요소가 울산을 감싸고 있다. 팀 내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삼바 듀오' 따르따와 반데르 효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새 외인들은 아직 두 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는 모습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이 바랐던 즉시 전력감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빠른 스피드를 갖춘 따르따는 그 동안 울산이 부족했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득점 장면을 생산해내고 있다. 반데르의 왼발은 서울전에서 빛났다. 후반 13분 택배 크로스로 김신욱의 결승 헤딩골을 도왔다. 외국인 공격수를 모두 교체한 조 감독의 승부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시너지 효과에 물음표가 달린 김신욱-양동현 조합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둘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공격수지만, 역할이 제대로 분담되면서 포지션 중복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김신욱보다 상대적으로 활동 범위가 넓은 양동현의 2선 침투가 돋보인다.
조 감독과 선수간의 두터워진 '믿음'도 고무적이다. 조 감독은 지난 4개월여 동안 변화와 시련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노래했다. 반드시 반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 믿음으로 선수들은 서울전을 앞두고 하나로 뭉쳤다. 김신욱은 선수들을 대표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조 감독님께서 큰 동기부여를 주셨다. 감독님은 우리를 믿었고 편하게 뛰라고 말씀하셨다. 이 부분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다시 하나로 뭉쳐졌으니 앞으로 좋은 경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갈 길은 멀다. 스플릿시스템이 작동하기 전까지 14경기나 남았다. 단 1승으로 울산의 장밋빛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조 감독의 부임 이후 제기된 불안함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비상(飛上)의 서곡은 울려 퍼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