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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포항, '명장' 황선홍의 묘수 그리고 껄끄러운 성남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8-06 07:07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거침없이 질주하던 포항 스틸러스에 진짜 위기가 닥쳤다.

위기설은 3일 수원 삼성에 1대4로 크게 패한 뒤 고개를 들었다. 이날 '포항 천하'가 무너졌다. 4월 26일 이후 99일간 지키던 선두 자리를 전북 현대에 빼앗겼다.

2위로 내려앉은 것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스플릿시스템이 작동하기 전까지 15경기나 남았다. 다만 8월이 승부처다. 어떻게 견디느냐가 관건이다. 엷은 선수층과 살인적인 일정, 부상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포항의 얕은 스쿼드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의 핵'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아무런 보강이 없었다. 수준급 토종 스트라이커 영입도 계약 성사 직전 무산됐다. 황선홍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공격 자원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이 처한 현실이다.

인천아시안게임대표 차출도 포항의 위기를 더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포항에서는 김승대 손준호 문창진 이광혁 이광훈 등이 연령대(23세 이하) 후보로 꼽힌다. 대부분이 주전 선수라 전력 손실은 불보듯 뻔하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가장 큰 고민이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부상과 결장도 걸림돌이다. 미드필더 김태수와 스트라이커 고무열 등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수원전에서 컨디션 회복에 문제를 드러냈다. 황 감독도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가 미흡했다. 김태수와 고무열이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후징계로 두 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주전 골키퍼 신화용의 결장도 무시할 수 없다. 수원전에 대신 골키퍼 장갑을 꼈던 김다솔은 아쉬운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살인 일정도 포항의 숨통을 조인다. 포항은 8월에만 8경기를 치러야 한다. 앞으로 7경기가 더 남았다. K-리그 클래식 5경기, FC서울과 충돌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경기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는 무더위 속에서 26일간 7경기를 치러야 한다. 3~4일에 한 경기씩 소화해야 한다.

당장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다. 6일 클래식 19라운드에서 성남FC와 맞대결을 펼친다. 1차전 성적표는 '충격'이었다. 5월 3일 성남에 1대3으로 패했다. 포항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높은 홈 승률이다. 최근 안방에서 8경기 연속 무패(7승1무) 행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성남이 앞선다. 성남은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다.


황 감독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수들의 적절한 체력 안배와 아시안게임 차출 변수를 고려한 백업 전력 향상에 힘을 기울일 시간이다. 지난시즌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정규리그와 FA컵을 집어삼켰을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명장' 황 감독의 진짜 도전이 시작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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