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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질주하던 포항 스틸러스에 진짜 위기가 닥쳤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포항의 얕은 스쿼드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의 핵'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아무런 보강이 없었다. 수준급 토종 스트라이커 영입도 계약 성사 직전 무산됐다. 황선홍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공격 자원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이 처한 현실이다.
인천아시안게임대표 차출도 포항의 위기를 더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포항에서는 김승대 손준호 문창진 이광혁 이광훈 등이 연령대(23세 이하) 후보로 꼽힌다. 대부분이 주전 선수라 전력 손실은 불보듯 뻔하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가장 큰 고민이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살인 일정도 포항의 숨통을 조인다. 포항은 8월에만 8경기를 치러야 한다. 앞으로 7경기가 더 남았다. K-리그 클래식 5경기, FC서울과 충돌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경기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는 무더위 속에서 26일간 7경기를 치러야 한다. 3~4일에 한 경기씩 소화해야 한다.
당장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다. 6일 클래식 19라운드에서 성남FC와 맞대결을 펼친다. 1차전 성적표는 '충격'이었다. 5월 3일 성남에 1대3으로 패했다. 포항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높은 홈 승률이다. 최근 안방에서 8경기 연속 무패(7승1무) 행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성남이 앞선다. 성남은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다.
황 감독의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수들의 적절한 체력 안배와 아시안게임 차출 변수를 고려한 백업 전력 향상에 힘을 기울일 시간이다. 지난시즌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정규리그와 FA컵을 집어삼켰을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명장' 황 감독의 진짜 도전이 시작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