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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대표팀을 차기 감독 후보가 갖춰야 할 조건은 '경험'과 '변화'에 대한 의지였다.
아직 기술위원회의를 거치지 않아 이 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이 기술위원회의 큰 그림을 그리는 만큼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사견이 앞으로 기술위원회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참고할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축구 발전에 저해가 되는 불안 요소 차단도 이 위원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 축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브라질월드컵까지 4년간 3명의 사령탑을 교체했다. 잦은 감독 교체로 대표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전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차기 감독의 계약 기간 보장을 약속했다. 그는 "차기 감독이 선임된다면 계약 기간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보장할 것이다. 단,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는 단서 조항을 넣어야 한다.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계약 기간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결과로 새 감독을 경질하거나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는 이번 감독에게 어떤 형태로든 시간적 여유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거수기'로 전락한 기술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위한 청사진도 공개했다. 그동안 기술위원회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과 지도자 양성, 축구 기술자료 수집 및 분석 활동 등 축구협회 정관에 명시된 역할과 달리 윗선의 재가와 지시만 기다리는 거수기에 불과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실패로 기술위원회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외형적인 변화보다 내부의 개혁을 통해 기술위원회의 목소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기술위원회가 한국 축구를 위해 해나가야 할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10년, 20년 뒤 한국 축구를 질적인 차원에서 바꿔 나갈 수 있는게 무엇인지 고민하는게 기술위의 역할이다. 기술위원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많은 연구를 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기술위원회의 독립성은 기술위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기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내놓은 결정들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비롯한 대표팀 통합 지원 시스템 구축 및 한국 축구만의 전술 강화를 위한 유소년 전술 훈련프로그램 개발, 피지컬 트레이닝 전문가 육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