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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탱크' 박지성이 상암벌에서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결혼을 이틀 앞둔 박지성을 두고 동료들이 깜짝 세리머니를 펼쳤다. 강수일의 득점이 터지자 '팀 박지성'의 19명 선수들이 나란히 하프라인에 도열했다. '예비신랑' 박지성이 중심에 섰다. 그의 옆에는 '가짜' 예비신부인 김병지(전남)가 섰다. 둘은 팔짱을 끼고 선수들 사이에서 행진을 했다. 예비신부의 대역을 자처한 'K-리그 최고령' 김병지는 능청스럽게 제 역할을 다 해냈다. 부케 대신 꽃다발을 들고 행진을 마친 뒤 꽃다발을 동료들에게 던졌다. 꽃다발은 팀 박지성의 벤치를 지키던 김치곤(울산)이 받았다. 상암벌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결혼 리허설의 하객이었다. 박지성은 "아직 결혼을 안해 큰 느낌은 들지 않았다"며 "잘 살라는 의미라고 본다. 잘 살겠다"고 웃었다. 이동국이 자녀 5명은 낳아야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힘들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박지성은 은퇴 뒤 축구 행정가의 길을 걷고 싶다는 뜻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이날 함께 '팀 박지성'의 일원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미야모토 쓰네야스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팀 위원과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지성은 "미야모토는 일본 축구 행정에 큰 기여를 할 선수라고 본다. 내게 귀감이 될 만한 부분을 받아들이고 싶다"며 "일본은 항상 경쟁해야 하는 상대다. 미야모토와 계속 교류하면서 한국 축구,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