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후반기 첫 승을 거뒀습니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KIA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11:8로 역전승했습니다. LG는 KIA와의 상대 전적에서 6승 5패로 다시 앞서게 된 것은 물론 삼성에 2연패한 4위 롯데에 4.5경기차로 접근했습니다.
1회말 1사 1루에서 안치홍의 병살타성 정면 타구를 3루수 백창수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해 병살 연결에 실패했습니다.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던 순간에 위기가 계속된 것입니다. LG 선발 티포드는 나지완에 체인지업이 복판에 몰리는 실투로 인해 2점 홈런을 얻어맞고 선취점을 내줬습니다. 이어 2회말에는 2사 후 3연속 피안타로 1실점해 3:0으로 벌어졌습니다. LG 타선이 1회말과 2회말 2이닝 연속으로 2명이 출루하고도 득점에 실패해 초반 분위기는 KIA의 것이었습니다.
최경철 '만루의 사나이'
|
반면 퇴출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KIA 선발 홀튼은 최경철의 만루 홈런 직후 강판,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최경철에 만루 홈런을 허용한 투구가 홀튼의 한국 무대 마지막 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4회초 3홈런 9득점
최경철이 불을 붙인 LG 타선은 대폭발했습니다. 구원등판한 김진우를 상대로 1사 1루에서 정성훈의 우중월 적시 2루타가 터졌습니다. 이어 스나이더의 한국 무대 첫 홈런이 좌월 3점 홈런으로 터졌습니다. 김진우의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가볍게 받아친 스나이더의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습니다. 잡아당기지 않고 밀어 쳐 홈런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상대가 스나이더의 타석에서 우측으로 수비 시프트를 거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경기에서 8연타석 무안타 6삼진으로 부진하던 스나이더는 오늘 경기에서도 앞 두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4회초 첫 홈런 이후 부담감을 떨쳐냈는지 6회초에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습니다.
|
불펜의 부진
4회초 9:3으로 벌어져 낙승하는 듯했지만 선발 티포드의 강판 이후 불펜이 부진했습니다. 6회말 등판한 윤지웅이 선두 타자 대타 신종길에 솔로 홈런을 허용해 9:4가 되었습니다. 7회말에는 김선규가 고질적 약점인 제구 난조로 선두 타자 나지완에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후속 타자 이범호의 타구에 대한 2루수 손주인의 실책으로 무사 1, 2루가 되었습니다. 백핸드로 안일하게 포구해 4-6-3 병살로 연결하려다 포구에 실패해 타구가 외야로 빠졌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9회초 2사 후에는 교체 투입된 2루수 박경수가 김주찬의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고 오른발로 차는 실책으로 인해 오늘 경기에서만 2개의 실책을 모두 2루수들이 저질렀습니다.
7회말 무사 1, 2루에서 이대형과 신종길로 연결되었지만 양상문 감독은 김선규를 마운드에 두었습니다. 5점차이기에 사이드암 김선규에게 2명의 좌타자를 연이어 맡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6회말 대타로 나와 홈런을 친 신종길만큼은 김선규에게 무리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대형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김선규는 신종길에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9:5로 몰리며 1사 1, 3루 위기가 계속되었습니다.
뒤늦게 김선규가 강판된 뒤 구원한 이동현은 손목이 좋지 않아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타 이종환을 상대로 3-0으로 출발해 풀 카운트 끝에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아웃 카운트 한 개를 간신히 잡았지만 김민우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강판되었습니다. 만일 이동현의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면 LG 불펜에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으며 4강을 향한 동력이 자칫 상실될 우려마저 있습니다.
마무리 봉중근의 독야청청
이동현을 구원 등판한 정찬헌은 2사 1, 2루의 잠재적 동점 상황에서 김주찬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일단 불은 껐습니다. 8회초 황목치승이 0-2의 불리한 카운트를 딛고 볼넷으로 출루해 얻은 기회에서 박용택의 병살타로 10:6으로 벌렸지만 8회말 정찬헌이 안치홍과 나지완에 백투백 홈런을 허용해 10:8로 좁혀졌습니다. 이범호 타석 볼 카운트 1-1에서 정찬헌의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양상문 감독은 과감하게 봉중근을 투입했습니다. 김선규의 교체가 늦은 것은 좋지 않았지만 봉중근의 투입이 빨랐던 것은 결과가 좋았습니다.
봉중근은 첫 타자 이범호에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대형과 신종길을 정확하게 꽂아 넣은 바깥쪽 직구로 연속 삼진 처리해 잠재적 동점 상황에서 벗어났습니다. 9회초 이병규(7번)가 좌월 솔로 홈런으로 오늘 경기 2개째 홈런을 터뜨려 11:8로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자 9회말 봉중근은 4명의 타자로 경기를 끝내 1.2이닝 세이브를 거뒀습니다. 윤지웅부터 정찬헌까지 4명의 불펜 투수가 실망스러운 투구를 이어간 데 반해 마무리 봉중근은 독야청청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