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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토종 킬러'다.
23일, '킬러'들이 또다시 충돌했다. 무대는 2014년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였다. 16일 FA컵에서 맞닥뜨린 뒤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났다.
변수는 달랐다. 이날 이동국은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의 체력이 변수"라고 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다. '현대家 더비'의 자존심이 걸려있었다. 김신욱은 부상 복귀 이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김신욱은 90분을 뛰어줘야 할 자원이다. 그러나 부상이 아직 완전치 않다보니 활동 반경을 줄이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장군멍군'이었다. 전반 18분에는 이동국이 헤딩 슛을 날렸다. 그러나 빠르게 각을 좁히고 나온 'K-리그 대세'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5분 뒤에는 김신욱의 슈팅이 아쉬움을 남겼다. 정동호의 크로스를 넘어지면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양팀 모두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두 킬러에게 득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킬러들은 지쳤다. 김신욱의 헤딩 패스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나마 이동국이 후반 21분 결정적인 헤딩슛으로 울산 골문을 노렸지만, 김승규의 정면으로 향했다.
이동국과 김신욱은 90분을 소화했다. 유니폼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다. 아무도 웃지 못했다. '킬러'들의 올시즌 세 번째 만남은 조용히 마무리됐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