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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맹활약' 강수일을 바라보는 박경훈 감독의 심정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7-23 07:08



후반기 가장 뜨거운 공격수 중 한명을 꼽으라면 단연 '새로운 영일만 킬러' 강수일(27)이다.

올시즌 제주에서 임대로 포항 유니폼을 입은 강수일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이명주가 빠진 포항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던 그는 포항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강수일의 승승장구와 달리 원소속팀 제주는 공격진의 부진으로 울상이다. 미드필드와 수비가 안정되며 패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고 있지만, 득점력 부재로 승부처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6경기 무패 중 무승부가 5차례나 된다. 떠난 강수일이 그리울만하다.

하지만 강수일의 맹활약에 대한 박경훈 제주 감독의 반응은 의외로 '쿨'했다. 박 감독은 "그것이 강수일을 임대 보낸 이유다. 잘하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했다. 박 감독은 평소에도 강수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성 부분에서는 만점 자리 선수라고 했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진만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박 감독이 강수일의 임대를 결정한 것은 순전히 강수일의 발전을 위해서다. 박 감독은 "강수일이 제주에 있을때 찬스를 많이 놓쳤다. 연습도 많이 했지만, 실전에서 트라우마로 작용하는 듯 했다"며 "환경에 변화를 주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선수 구성이 좋은 포항에서 제안이 왔다"고 설명했다.

강수일은 박 감독의 기대대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항 이적 후 올린 6개의 공격포인트(4골-2도움) 뿐만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한단계 성장했다. 포항의 패싱축구에도 빠르게 녹아내렸다. 수비가담도 많이 좋아졌다. 포항과 비슷한 축구를 추구하는 박 감독 입장에서는 강수일의 발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박 감독은 "강수일의 발전은 결국 우리에게 이득이다. 올시즌 활약이 아쉬울수도 있지만, 다음시즌 자신감을 찾은 강수일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일지 벌써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어 임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 감독은 평소 선수들의 임대에 열린 마음을 보였다. 이번 시즌에도 강수일 뿐만 아니라 황일수가 영입되자 주전 자리를 놓친 배기종을 수원으로 임대 보냈다. 임대 후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질타가 쏟아지지만, 그것보다 선수의 발전이 먼저라는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박 감독은 "선수, 팀이 모두 웃을 수 있는게 임대다. 자신감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진 선수들이 다른 환경에서 단점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임대다. 선수 발전을 위해 K-리그에도 더 많은 임대생들의 활약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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