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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반전의 서막' 그리고 '해결사' 김신욱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7-21 06:51


김신욱이 1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경남FC와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반전의 서막'이 오른 것일까. 울산 현대가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울산은 1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경남FC와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41분 김신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신승을 거뒀다. 시즌 6승 달성, 힘겨웠다. 8주간 월드컵 휴식기를 감안하더라도 70일이나 걸렸다. 후반기 네 경기 만에 첫 승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8월의 반전'을 꿈꾸고 있었다. 7월 선수단이 대폭 물갈이됐다. 주전 외국인 공격수 하피냐가 일본 J-리그 요코하마로 떠났다. 방출에 가까웠다. 알미르도 챌린지(2부 리그) 강원FC로 임대 보냈다. 빈 자리를 준척급 선수로 메웠다. 청소년대표 출신 서용덕과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 출신의 멀티 플레이어 이재원을 데려왔다. 또 몬테네그로 대표 카사와 부산의 주전 스트라이커 양동현 영입으로 공격력에 변화를 줬다. 여기에 두 명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영입이 예정돼 있다.

그런데 기대만큼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 후반기 경기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경남전도 졸전 끝에 따낸 승리였다. 즉시 전력감들이 출전하고 있지만, 조직력이 엉망이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티키타카(바르셀로나의 공격축구)'를 흉내만 내고 있는 모습이다. 패스를 통해 앞으로 전진하기보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부딪히면 백패스가 잦아진다. 1차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야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도전적인 전방 패스 실종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티키타카'의 원동력인 빠른 패스도 찾아보기 힘들다. 평범한 패스로만 일관하다보니 상대에게 움직임을 자주 읽히고 있다.

측면 공격의 부진도 심각하다. 상대 수비진을 흔들 수 있는 방법은 강력한 측면 크로스다. 그러나 이 용은 월드컵 복귀 이후 좀처럼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왼쪽 풀백 김영삼도 크로스 정확도와 빈도수가 낮다.

무엇보다 '철퇴축구'의 근간이 됐던 수비 밸런스가 상대 역습에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군입대한 강민수의 공백이 커 보인다. '장신 수비수' 김근환이 후반기부터 출격하고 있지만, 빠른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고공 폭격기' 김신욱(26)이다. 김신욱은 부상 투혼 중이다. 지난달 27일(한국시각)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0대1 패)에서 입은 오른발목 인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락 중이던 팀 부활을 위해 후반 조커로 희생하고 있다. 16일 FA컵부터 모습을 드러낸 김신욱은 경남전에서도 후반 3분 교체투입됐다. 결승골은 자신이 얻어내고 자신이 해결했다. 재치가 빛났다. 경기가 끝난 뒤 김신욱은 "각이 없어서 상대 선수들이 점프를 뛸 때 발밑으로 때리면 발에 맞고 들어갈 것 같아 그렇게 슛을 쏘았다"고 설명했다.

1승에 도취될 여유가 없다. 울산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직력 안정이다. 결과보다도 내용이 좋아야 꾸준한 승리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은 걸릴 듯하다. 새 선수들의 적응이 관건이다. '해결사' 김신욱만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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