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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8회 연속 진출, 한국축구의 자랑거리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이 참가한 첫 무대는 3차 예선이었다. 2007년 아시안컵부터 3위 안에 들면 '월드컵 3차예선 직행'이라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규정이 7년 만에 없어지게 됐다. 이젠 모든 국가가 동일선상에서 출발한다.
새 예선 방식은 이렇다. 먼저 AFC에 가맹된 47개국 중 40개국을 추린다. 이어 5개 팀씩 8조로 나눠 1차예선을 치른다. 12팀이 가려진다. 각 조 1위를 차지한 8개 팀과 2위에 오른 4개 팀(성적순)이다. 두 가지 이점을 얻는다. 향후 아시안컵 본선과 월드컵 최종예선에 직행한다. 월드컵 최종예선의 경우 6개 팀씩 2개조로 나뉘어 4.5장의 월드컵 티켓 전쟁을 펼친다.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의 꿈은 험난해졌다. 우선 경기수가 늘어났다. 기존에는 3차예선에서 6경기, 최종예선에서 8경기를 치르면 월드컵 티켓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경된 방식을 적용하면 1차예선에서 8경기를 갖는다. 최종예선에서도 10경기를 치러야 한다. 각 예선마다 출전권을 획득하는 팀이 한 팀씩 더 늘어나 홈앤드어웨이를 펼쳐야 하는 방식에 따라 2경기씩이 늘어난다.
이동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됐다. 습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건조한 중앙아시아까지 원정을 떠나야 한다. K-리그가 한창인 시기라 선수들의 체력고갈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축구협회도 울상이다. 수익적인 면에서 손해를 보게 생겼다. 과거에는 FIFA랭킹이 낮은 팀들이 1, 2차 예선을 치르는 동안 다른 팀과 A매치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FIFA가 정한 A매치 데이에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손해라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또 이름값이 떨어지는 아시아 팀들과의 맞대결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볼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아시아축구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월드컵 진출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과거보다 더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