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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獨선수들, 환영행사서 '아르헨 비하 춤' 논란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4-07-16 14:51


독일 대표팀이 우승 축하 행사에서 아르헨티나를 조롱해 논란이 되고 있다. ⓒZDF 유튜브 영상 캡쳐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이 고국에서 열린 우승 축하행사에서 아르헨티나 등 남미팀들을 비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정론지 슈피겔은 16일 "술취한 독일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조롱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를 자세하게 다뤘다.

독일 대표팀은 15일(한국 시각) 금의환향, 베를린에서 월드컵 우승 기념 축하 행사를 가졌다. 현장에는 수천명의 팬들이 집결, 영웅들의 귀환을 반겼다.

그런데 이날 승리의 기쁨에 취한 몇몇 선수들이 남미팀을 비하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독일이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브라질,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만큼 더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사고'를 친 선수들은 결승전 결승골의 주인공 마리오 괴체와 '전설'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비롯해 토니 크로스, 안드레 쉬를레, 로만 바이덴펠러, 슈코드란 무스타피까지 6명이다. 이들은 축하행사 도중 허리를 낮게 숙이고, 서로의 손을 어깨에 걸친 채 "가우초(남미 카우보이)는 이렇게 걷는다"라고 선창했다. 이어 허리를 곧게 편채 격렬하게 뛰면서 "독일인은 이렇게 걷는다"라고 외쳤다. 이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남미인들을 야만인으로 비하한, 명백한 인종차별적 행동이다. 특히 이 같은 행동이 우승 축하 행사라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펼쳐졌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슈피겔은 "그들은 파티의 열기와 술에 취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했다"라고 비판했다. 오스트리아 언론 디 프레세 역시 "패자를 조롱한 당황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라며 "그들 6명은 경멸당해 마땅하다. 취객 6명이 파티를 망쳤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행사를 관람한 독일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빗발쳤다. "정녕 그들은 남미인들을 유인원으로 묘사한 퍼포먼스가 멋지다고 생각하는가", "어린 선수들이 객기를 부려도 클로제 같은 베테랑은 말렸어야하는 것 아닌가", "결승에서 졌으면 이런 부끄러운 행동을 보지 않아도 됐을 것" 등의 폭발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몇몇 열혈 팬들은 쉬를레 등 선수들의 SNS에 직접 "독일에 아직 인종차별이 살아있음을 전세계에 생중계해줘 고맙다", "독일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당신이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등의 과격한 멘션도 남기고 있다.


인종차별 퍼포먼스에 분노한 독일 팬들의 반응
이번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독일축구협회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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