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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민축구단-영남대, FA컵 돌풍 노리는 하위리그 다크호스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7-16 07:31


심영성(오른쪽) 등 포천시민축구단의 선수들이 대전시티즌과의 FA컵 32강전 경기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동안 FA컵은 K-리그 클래식팀들의 무대였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동안 아마추어팀들이 8강에 오른 적은 딱 한번 뿐이다. 2012년 고양KB가 8강에 오른 것이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 FA컵은 다르다. 반란이 시작됐다. 16일 열리는 16강 진출팀 가운데 K-리그 챌린지 이하 하위리그 팀은 9팀이나 된다. K-리그 챌린지팀이 3개, 내셔널리그(3부리그)팀이 4개, 챌린저스리그(4부리그)팀이 1개, 대학팀이 1개다. 16강에서 클래식팀들이 과반수를 차지 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해야 할 팀이 있다. 바로 챌린저스리그 소속의 포천시민축구단이다. 챌린저스리그의 절대 강자로 이번시즌 리그 3연패에 노리고 있다. 현재 단독 1위다. 역대 FA컵에서 역사를 자주 썼다. 2010년 FA컵에서는 챌린저스리그 사상 최초로 본선 32강까지 올랐다. 32강전에서는 수원삼성과 격돌, 아쉽게 1대3으로 졌다. 올해는 승승장구중이다. 1라운드에서 인제대를 4대0으로 눌렀다. 2라운드에서는 같은 챌린저스리그팀인 춘천시민축구단을 1대0으로 제쳤다. 32강전이 포인트였다. 챌린지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전과 맞붙어 2대1로 승리했다.

사연있는 선수들이 많다. 주포인 심영성은 청소년대표팀에서 각광 받았던 유망주였다. 2006년 아시아 청소년(19세이하)선수권대회에서 득점왕(5골)을 차지했다. 2007년 청소년(20세이하) 월드컵 무대에선 브라질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2009년 교통사고로 오른 무릎 슬개골이 부서졌다. 여러차례 수술대에 오른 심영성은 2011년 재활 후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2012년 강원으로 임대된 뒤 올해 포천시청에서 공익근무를 하면서 선수 생활하고 있다. 미드필더 안성남은 강원과 광주에서 뛴 경력이 있다. 그 외에도 전재희 김준태 등은 내셔널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16강전에서는 내셔널리그의 복병 강릉시청과 맞붙는다. 인창수 포천 감독은 "체력에서 열세다. 수비와 역습으로 준비하겠다. 올해 FA컵 목표가 16강이다. 달성했다. 이제부터는 도전이다.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일한 대학팀 영남대는 벌써 8강에 올랐다. 일정상 11일 미리 열린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과의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승부차기 끝에 5-4로 이겼다. '비운의 천재'로 불린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영남대는 U-리그 대구경북울산 권역에서 9승 무패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에서도 우승했다. 포항 유스팀 출신 선수들이 많은 영남대는 이명주 김승대 김준수 등을 조련해 포항으로 보냈다. 역대 FA컵에서 대학팀의 최고 성적이 8강이다. 영남대는 역사를 새로 써보겠다는 마음이다.

내셔널리그팀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울산현대미포조선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5년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16강전에서는 챌린지의 강원FC와 맞붙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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