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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골=전남불패' 15경기9골 괴력의 비밀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7-14 06:15




K-리그 클래식 득점선두 이종호(전남)의 상승세가 무섭다. 월드컵 휴식기 직후 사흘간격으로 열린 서울-경남-상주와의 3연전에서 3경기 연속골을 밀어넣었다. 12일 15라운드 상주 원정 승리 후 하석주 전남 감독은 "두자릿수 골은 당연하다고 하지 않았냐"며 웃었다. 지난 5일 서울전 6호골 직후 하 감독은 '4년차 골잡이' 이종호의 프로 첫 두자릿수 득점을 호언했었다. 이후 이종호는 파죽지세다. 최근 5경기, 5골1도움, 경기당 1골을 몰아쳤다. 하 감독은 "1992년생 이종호는 이제 겨우 스물두살, 대학교 4학년 나이에 불과하다"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이종호 골=전남 불패

'득점선두' 이종호의 9골 기록은 내용면에서 경이롭다. 9골 모두 팀을 패배에서 구한 '순도 200%'의 골이다. 전남은 올시즌 15경기에서 8승3무4패(승점 27)다. 23골을 넣고 20골을 내줬다. 이종호는 23골중 9골, 팀 득점의 39.1%를 책임졌다. 9골중 4골이 결승골, 2골이 동점골이다. 팀의 8승중 4승을 책임졌고, 3무 중 2무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전남은 이종호가 골맛을 본 8경기(6승2무)에서 지지 않았다. '이종호 골=전남불패' 공식이 성립됐다. 이종호는 "행복한 '징크스(?)'가 생겼다"며 웃었다.

멀티 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맨유에서는 중앙, 잉글랜드대표팀에서는 측면공격수로 나서는 웨인 루니처럼 '광양루니' 이종호 역시 전남에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다. 골 루트도 다양하다. 올시즌 이종호가 기록한 9골중 4골은 왼발, 3골은 오른발, 2골은 머리에서 나왔다. 포지션도, 방법도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전천후 공격수다. 하 감독은 "좋은 선수의 요건은 멀티포지션 소화능력이다. 올시즌 중앙이 더 익숙한 이종호에게 측면에서 상대를 제치는 부분을 주문하고 있다. 측면에 서면서 골이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 감독이 원하는 내용을 잘 알아듣고, 노력하고, 성장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했다.

왕체력 보양식은 '광양 하모'

7월 폭염속, 일주일에 3경기 강행군은 20대 초반 팔팔한 축구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미션이다. 이종호는펄펄 날았다. 비결을 공개했다. "5일 서울전을 앞두고 아버지, 어머니 등 온가족이 함께 하모(갯장어)를 먹으러 갔었다. 광양은 지금 하모가 제철이다. 체력보강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한때 전남 드래곤즈 축구단에서 조리장으로 일했던 이종호의 아버지는 헌신적인 '사커대디'다. 아들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함께한다. 프로 101경기, 상주전 3경기 연속골 세리머니는 관중석의 헌신적인 가족을 향했다. 부모님을 향해 힘껏 손을 흔들었다. 이종호는 멈추지 않는다.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올시즌 첫 3연승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전남은 올시즌 2연승만 2번이다. 삼수끝에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종호는 "하모를 한번 더 먹어야겠다"며 웃었다.

불붙은 득점왕 경쟁

1995년 '캐넌슈터' 노상래, 2004년 '모따신' 모따의 뒤를 이어 '광양루니'이종호가 10년만에 전남 출신 득점왕에 도전한다. 이날 포항의 김승대도 침묵을 깨고 8호골을 쏘아올렸다. 1골차 득점왕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인천아시안게임 '좁은문' 포지션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종호는 "승대형은 워낙 좋은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매경기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뿐이다. (승대형과의) 경쟁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자신을 낮췄다. '전남유스'로서 전남에서 첫 100경기를 돌파한 이종호는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 역시 또렷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소속팀의 한결같은 기대속에 충분한 기회를 받으며 4년만에 소위 '포텐('잠재력'을 뜻하는 게임은어)'이 폭발했다. 광양제철고 시절 손흥민(레버쿠젠) 윤일록(FC서울)보다 주목받았던 이종호는 프로 3년간 시련과 실패 속에 성장했다. 틈날 때마다 이동국, 윤일록, 고무열 등 K-리그 골잡이들의 비디오를 보며 연구하고 공부한다. 여전히 K-리그에서 또박또박 다져가는 길을 원했다. "전남에서 그리고 K-리그에서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다. 스스로뿐 아니라 팬, 구단, 모든 이들이 저 선수에겐 K-리그가 좁다고 인정할 때 비로소 해외진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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