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퍼거슨 "디 스테파노, 내 우상이었다" 31년전 감독대결 회상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4-07-08 11:08


1983년, 애버딘 감독 시절 퍼거슨과 디 스테파노의 만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73) 전 감독이 '전설' 알프레드 디 스테파노(88)를 추모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7일(현지 시각) BBC라디오5에 출연한 자리에서 디 스테파노에 대해 "진정으로 위대했던 축구선수"라며 "신체 밸런스는 경이로웠고, 몸놀림은 아름답고 우아했다"라고 격찬했다. 또 퍼거슨 전 감독은 "나는 디 스테파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내게 그는 그야말로 우상(Idol)이었다"라고 표현했다.

퍼거슨은 31년 전인 1983년 애버딘 감독 시절 디 스테파노와 맞대결을 벌였다. 중소클럽이었던 애버딘은 퍼거슨의 지휘하에 유럽 컵위너스컵 결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며 디 스테파노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게 된 것.

퍼거슨은 "스코티시 몰트 위스키 한 병을 사서 경기 전 디 스테파노에게 찾아가 선물했다. 그는 내 방문에 깜짝 놀랐다"라며 "나는 스페인어를 못했고, 그는 영어를 못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는 무척 기뻐했다. 짧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날 애버딘은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퍼거슨은 "내 영웅이었던 디 스테파노를 상대한 것은 너무나 큰 영광이었다. 나는 그를 존경했다"라면서 "그랬기에 더욱 뜻깊은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또 '패장' 디 스테파노 역시 "애버딘은 빅 클럽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굽히지 않는 정신이 있고, 한 가족처럼 뭉친 조직력이 있었다"라며 칭찬해 퍼거슨을 더욱 기쁘게 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디 스테파노는 지난 1953년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이래 11년 동안 396경기에서 무려 307골을 터뜨렸다. 리그 우승 8회, 코파 델 레이 우승 1회, 유러피언컵(지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소속팀에 안겼고, 1957년과 1959년에는 발롱도르도 수상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명예 회장이기도 한 디 스테파노는 8일(한국시각) 0시 15분경 세상을 떠났고, 전 세계의 축구인들이 그를 애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