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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열린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8강전. 후반 42분, 수니가와 충돌한 네이마르가 잔디 위에 축 늘어졌다. 상대의 허리나 등을 향해 무릎이 나가는 장면은 공중볼 경합에서 드물게 나타난다. 낙하지점을 빼앗긴 채 뒤늦게 달려들 때, 공중에 시선이 쏠린 이가 상대와의 경합 타이밍을 미처 가늠하지 못하며 연출된다. 하지만 수니가의 '니킥(knee kick)'은 다소 다른 차원에서 발생했다. 이 선수는 이미 등을 진 네이마르가 볼의 우선권을 쥔 것을 인지한 상태로 접근했다. 한 점 뒤진 경기가 급하긴 했겠지만, 무릎을 드러내면서까지 돌진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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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동 경로는 '왼쪽 측면→중앙'. 중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동시에 측면 공간도 부지런히 만든다. 두 팀 선수들이 가운데에 쏠렸을 때, 공격 방향을 측면으로 크게 전환해 또 다른 패턴을 준비하는 데엔 이 선수의 공이 크다. 지난 콜롬비아전에 만들어낸 네 번의 찬스 메이킹 중 하나(코너킥 2회, 중앙 1회, 왼쪽 1회)도 여기에서 기인했다.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기본적으로 준수한 공격력을 탑재했기에 네이마르 없이도 공격 포인트를 올려줄 자원은 많다. 오른발 전담 키커 역할 역시 거리에 따라 오스카나 다비드 루이스가 분담할 수 있다. 다만 이 선수 특유의 움직임과 공격 작업을 온전히 대체할 자원은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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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중앙, 측면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활약할 수 있는 공격의 축을 잃었다. 공간을 잘라 들어가 본인의 득점을 챙기면서도, 드리블-패스-볼 없는 움직임으로 동료를 보좌했던 선수가 이제는 없다. 그간 네이마르에 크게 의존했던 스콜라리 감독도 윌리안, 베르나르드 등을 두고 조합을 저울질할 때가 왔다. 조금 더 다채로운 공격 루트를 만들며 색다른 화력을 뿜어낼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결승전 앞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상대는 '독일'이다. 5경기를 3실점으로 틀어막은 그들이 공간을 넓게 내줄 리 없을 터. 브라질이 어느 수준의 공격력을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