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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앞에서 '선방쇼', 김승규 '역시 K-리그 대세남'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7-07 07:35


6일 오후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성남과 울산의 경기가 열렸다. 울산 김승규가 수비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성남=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7.06.

"김승규! 국가대표로 인정한다."

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울산의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후반 28분 성남의 공격수 황의조가 홀로 공중에 떠 헤딩 슛을 날렸다. 누가봐도 골이었다. 그러나 울산 수문장 김승규(24)의 순발력이 빛을 발했다. 엄청난 순발력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성남 팬들은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워했다. 김승규의 월드클래스급 선방에 박수를 보내면서 "월드컵의 분노는 브라질에서 풀어야지 여기서 풀면 안되지"라고 외쳤다.

클래식 후반기의 문을 열기 전 김승규는 'K-리그 대세남'이 됐다. '인생 경기'에서 한국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0대1 패)이었다. 이날 정성룡을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낀 김승규는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춘 벨기에의 화력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7개의 슈퍼세이브를 기록했다. 비록 한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골문을 지켰던 정성룡(수원)의 어이없는 두 번째 실점에 실망한 팬들은 김승규의 잇단 선방에 환호했다. 자연스럽게 김승규의 별명은 '슈퍼세이브'가 됐다.

인기는 상종가였다. K-리그 올스타 팬 투표 중간집계(4일 오전 12시 기준) 결과, 1위를 차지했다. 김승규는 총 7만2175표를 얻어 '차미네이터' 차두리(서울·5만6765표)를 제치고 1위를 질주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늘어난 팬들의 관심과 인기가 증명됐다.

높아진 팬들의 인기는 월드컵으로 지친 김승규에게 비타민이었다. 그는 K-리그 후반기 첫 경기에 출전을 자청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시차적응에 대한 부분이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희성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승규는 팬들을 선방쇼의 세계로 몰아넣었다. 전반 33분 성남 김동희의 날카로운 슈팅을 쳐내며 예열을 마쳤다. 그의 진가는 후반에 나타났다. 특히 후반 24분 선제골을 넣고 성남의 파상공세에 몰린 상황을 슈퍼세이브로 탈출시켰다. 후반 25분부터 몰아친 성남의 공세를 세 차례나 멋지게 선방하며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골키퍼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장면이었다.

자신을 키워준 '스승' 앞에서 멋진 선방쇼를 펼친 김승규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김성수 전 울산 골키퍼 코치가 경기장을 찾아 제자 김승규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김 전 코치는 "월드컵을 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다. 그 경험을 K-리그 팬들 앞에서 보여주는 것이 승규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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