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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적신호였다.
전남과 FC서울이 격돌한 전남 광양전용구장만 열기가 뜨거웠다. 1만3000석 규모의 광양전용구장에는 9012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전남의 올시즌 평균 관중 3883명이다. 무려 232%가 증가했다. 선수들도 신이 났다. 90분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경기는 박진감이 넘쳤다. 골도 4골이나 터졌다. 2대2로 비기며 희비는 엇갈리지 않았지만 수준높은 플레이에 팬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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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6경기의 평균 관중은 7247명이었다. 올시즌 평균 관중 7928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월드컵 때 열을 올린 반응과는 천양지차였다. 월드컵 기간에도 계속해서 경기를 치른 챌린지(2부 리그)의 경우 명함을 내밀기가 창피할 정도였다. 명색이 프로지만 안양의 관중수는 1491명, 고양은 439명이었다.
물론 흥행을 얘기하기에 앞서 콘텐츠가 우선이다. 관중을 끌어모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구축돼야 한다. K-리그 전 구단이 각성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할 때가 아니다. 그만큼 한국 축구의 상황이 절박하다.
팬들의 맹목적인 사랑과 관심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래야 경기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4년 주기 월드컵 팬'이 K-리그에 눈길을 줘야 한국 축구는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4년간의 전쟁은 다시 시작됐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이 우선이다. 명예회복의 기회도 생긴다. K-리거와 해외파의 살얼음판 경쟁이 한국 축구를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 팬들이 등을 돌린 K-리그는 경쟁력이 없다.
'월드컵 방학'이 끝난 클래식은 주중인 9일 14라운드가 벌어진다. 채찍도 중요하지만 K-리그를 향한 당근이 절실하다. 한국 축구가 사는 길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