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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신' 차범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⑤아시아축구가 몰락한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7-01 15:52 | 최종수정 2014-07-02 06:14


2014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가 27일 (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경기장에서 열렸다. 0대1로 벨기에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홍명보호의 손흥민이 경기종료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27/


ㅡ한국까지 아시아의 4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아시아 축구가 한 단계 하락한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대륙 국가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일까요.

브라질월드컵은 모두에게 굉장히 힘든 월드컵이었습니다. 사실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대표팀 감독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민들과 일정수준 공감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팬들은 자신들이 무시당하고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렇기때문에 감독의 진심이 통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일부 선수들의 노력과 능력을 팬들이 자랑스러워 하지 않게 되는 결과도 초래했고요. 이런 경험은 매우 생소하고 드문일입니다.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4년 후 월드컵에서 지금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선수로 아주 좋은 연령대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또 유럽 구석구석에 유망한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4년뒤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브라질에서의 경험을 소중하게 잘 썼으면 좋겠습니다. 홍명보 감독도 역시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아시아축구의 몰락 이유를 얘기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한국과 일본에는 예전에 비해 유럽에서 경험을 쌓고 경기력을 키운 선수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습니다. 중남미와 유럽국가들이 월드컵개최지에 따라 16강 진출국수가 서로 늘고 줄기도 했지만 그동안 아시아 1~2개국은 꾸준히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숫자상으로 얘기한다면 한팀씩 16강 진출국을 배출하던 아프리카가 이번에 두 개팀을 16강에 진출시키면서 아시아팀을 밀어냈습니다. 호주는 워낙 무서운 조에 들어가서 변명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아프리카팀에 절대적으로 약한 모습이었습니다. 유럽국가대표의 2진쯤 되는 이중국적의 선수들이 대거 자국대표팀으로 들어오면서 아프리카축구가 급격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축구의 묘한 매력과 힘을 이제는 무시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토고를 이겼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나이지리아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알제리를 상대로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당초 우리의 계산도 러시아와 비기고, 벨기에한테는 기대 하지 않았고, 알제리를 잡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거꾸로 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아쉬운 것도 있지만 아프리카의 성장은 인정해야 합니다. 그 직격탄을 아시아국가가 맞은겁니다. 아시아팀의 몰락은 아프리카의 상승세에 그 자리를 내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두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아시아는 2002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입니다.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축구를 끌고 간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두나라의 국내리그의 투자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K-리그를 보더라도 선수들이 중동이나 중국, 또는 일본으로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K-리그, 정말 위기입니다. 월드컵의 주춧돌인 K-리그가 무너지면 더욱 난감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텐데 걱정이 많습니다. SBS해설위원

<스포츠조선의 '축신' 차범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는 포털사이트 다음스포츠의 '차붐! 질문있어요' 칼럼과 함께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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