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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에 충격 안긴 알제리 16강 자격 충분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7-01 08:56


◇알제리 선수들이 독일전 직후 8강 진출 실패에 아쉬워하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레(브라질)=ⓒAFPBBNews = News1

조별리그 H조에서 결국 승자는 알제리였다.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이 끝난 후 알제리는 확실한 1승 제물로 꼽혔다. 알제리를 잡고 러시아와 비기는 것이 홍명보호의 마스터플랜이었다. 하지만 현실의 알제리는 달랐다.

평가전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선보였고, 브라질월드컵이 개막됐다. 알제리는 벨기에에 1대2로 패하며 꼬이는 듯 했다. 벨기에전에서 수비축구로 나선 것에 대해 알제리 언론과 선수들, 감독 사이에 설전이 이어졌다. 곧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알제리는 대대적 변화로 한국을 넘었다. 아프리카팀 사상 최초로 4골을 넣으며 4대2 대승을 거뒀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알제리는 뒷심을 발휘하며 러시아와 1대1로 비겼다. '확실한 1강' 벨기에의 뒤를 이어 16강에 오른 최후의 승자는 알제리였다. 러시아와 한국은 눈물을흘렸다.

16강전에선 '전차군단' 독일과 맞닥뜨렸다. 조별리그의 전력은 무늬가 아니었다. 상승세는 계속됐다. 알제리는 1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벌어진 독일과의 16강전에 1대2로 분패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독일이 혼쭐났다.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승부가 결정됐다. 독일은 연장전에서 터진 안드레 쉬를레와 외질의 골로 간신히 8강에 올랐다. 볼점유율 70대30, 슈팅수 29대11, 기록상 독일이 압도적이었지만 내용은 달랐다. 잔뜩 움츠러들었다가 한 번에 치고 나가는 알제리의 역습에 독일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는 수시로 페널티지역 바깥까지 달려나와 공을 걷어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반 16분에는 알제리 공격수 이슬람 슬리마니의 헤딩슛이 터졌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슬람교도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 알제리는 이날 후반부터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여 '우승 후보' 독일을 괴롭히고도 한 골 차 패배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애슐리 콜은 알제리와 독일의 16강전이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알제리에 경의를 표한다'는 글을 남겼다. 알제리 축구가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재조명받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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