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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넘친다.
여유가 넘친다. 26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한국전 공식 훈련에서 벨기에의 여유는 여실히 드러났다. 빌모츠 감독은 별다른 지시 없이 그라운드를 산책하고, 선수들은 장난을 치기 바빴다. 스트레칭이나 러닝도 건성이었고, 패스 역시 주거니 받거니 대충대충이었다. 주전을 대거 뺄 것을 공언하고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한국전 대비를 했던 벨기에의 현주소다.
빌모츠 감독은 훈련 뒤 열린 한국전 공식 기자회견도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20분 넘겨 참가했다.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그는 "경기장 도착에 1시간20분이 걸렸다. FIFA는 경기장에서 1시간 훈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늦었다. 내일은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마스 베르마엘렌과 뱅상 콩파니가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내일은 쉬도록 결정했다"며 "우리에겐 23명의 선수가 있다. 내일 출전하는 선수들이 베스트11이다. B팀은 없다. 16강 이상을 바라보기 위해선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파울루(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다음은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토마스 베르마엘렌과 뱅상 콩파니가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내일은 쉬도록 결정했다.
-콩파니의 부상 정도는, 이전 부상이 악화된건가.
그렇다. 35분 훈련을 하다 중단했다. 너무 많이 훈련을 한 것 같다. 심각해 보이진 않는다. 경과를 봐야 할 것 같다. (한국전을 마친 뒤) 4~5일 정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명의 의무진이 판단을 할 것이다. 큰 부상은 아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기자회견을 시작하는 이유는.
경기장 도착에 1시간20분이 걸렸다. FIFA는 경기장에서 1시간 훈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늦었다. 내일은 늦지 않을 것이다.
-벨기에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과가 중요하다. 일단 16강에 진출했다. 우리는 알제리전을 이겼다. 우리 팀은 공간이 벌어지면 치명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경기 별로 봐야 한다. 잘잘못을 따지는 게 중요하지 않다. 누가 몇 골을 넣는게 아니라 골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16강에 올랐다. 지난 2년 간 많이 발전했다. 우리가 상대에게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베르마엘렌과 콩파니가 없는데.
우리에겐 23명의 선수가 있다. 내일 출전하는 선수들이 베스트11이다. B팀은 없다. 상당히 젊은 팀이고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공격의 핵인 아자르의 출전 여부는.
내일 출전 선수를 보면 알 것이다.
-잔디 상태를 점검하던데 느낀점은.
그라운드 상태는 어떤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봤다.
-이번 월드컵을 잘 치를 자신이 있는가.
나는 분명한 철학이 있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 경기 마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벨기에는 12년 만에 본선에 올랐다. 당연히 결승에 진출하고 싶다. 하지만 말이 아니라 매 경기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
-일부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부분은.
선수들이 훈련 중 경쟁을 해왔다. 지금은 새롭고 신선한 한 번도 뛰지 않은 선수들이 뭔가를 더 보여주려 할 것으로 본다.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본다. 어떤 팀은 70분을 뛴 선수들이 근육경련을 일으키는 모습도 드러났다. 너무 많이 뛰어서 그렇다. 16강 이상 가기 위해선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반정부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치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축구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벨기에 선수들은 한국을 전혀 모른다고 하던데, 한국의 장단점에 대해 말해달라
우리는 항상 준비를 열심히 한다. 훈련 전 팀 미팅을 했다.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세트피스를 분석했다. 약점을 찾으려고 했다. 매 경기마다 그렇게 한다. 한국이 공격을 할 것인지, 압박을 할지는 내가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러시아전은 좋았지만, 알제리전은 4실점을 했다. 심리적인 영향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오리기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릴에서 데뷔할 때 상당히 과감했지만, 많은 발전을 했다. 한 경기 득점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계속 발전을 해왔다. 프로답게 커리어를 쌓아가는 부분에 대해 조언했다. 기복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해 한다고 이야기 했다.
-12년 전과 비교해 벨기에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해 보인다.
그렇다. 지난 12년 간 월드컵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우리는 상당히 젊은 팀이기는 하지만 16강 목표를 달성했다. 그것으로 만족하진 않는다. 16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많은 경험을 했다. 축제가 될 수도 있지만, 비극이 될 수도 있다. 침착하게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