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의 하늘은 바쁘다.
브라질 항공사들이 폭발적인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만들어낸 대안은 '완행 항공기'다.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중간 경유지를 끼워 넣어 여객 수요를 감당하는 것이다. 1시간 간격으로 각 공항에서 이착륙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이 펼쳐지고 있는 남부 포르투알레그리에서 북부 마나우스까지는 항공기로 6시간20분이 소요되는데, 6~7번의 이착륙을 하는 식이다.
직접 경험한 '완행 항공기'는 지옥이었다.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서 1124㎞ 떨어진 러시아전 개최지 쿠이아바까지 이동하는데 환승을 포함해 항공기로만 무려 7시간이 걸렸다. 이구아수를 출발해 남동부 중심지 쿠리치바에서 항공기를 갈아 타고, 쿠리치바에서 마링가와 캄포그란데를 거쳐 쿠이아바에 도착했다. 한 비행기를 타고 4번이나 이착륙을 반복하며 도착, 출발 승객이 뒤엉키는 아수라장까지 버텨내려면 체력과 인내심이 필수다. 러시아전을 마친 뒤 쿠이아바→상파울루→이구아수로 연결되는 4시간짜리 직항 환승편을 이용한 게 감사(?)할 정도였다.
전세기는 그들만의 공간이다. 러시아전에서 반전에 성공한 홍명보호의 이구아수 복귀 전세기 풍경은 어땠을까. 월드컵대표팀 관계자는 "전날 경기에서 쌓인 피로 때문인지 이동하는 2시간 내내 잠만 잤다"고 밝혔다. 부럽기만 한 풍경이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