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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골든타임 끝, 러시아 잡을 3가지 해법 찾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15 06:50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왼쪽)이 지난 13일(한국시각) 브라질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월드컵대표팀 훈련에서 이근호 박주영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앞으로 3일간의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45)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 이구아수 입성 첫날 꼽은 핵심이다.

골든타임은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뜻의 의학용어로 흔히 사용된다. 가나전의 상처를 안고 이구아수에 입성한 홍명보호는 수술대에 올랐다. 뻥뚫린 수비와 엇박자를 내는 패스, 침묵하는 득점 모두 봉합 대상이었다. 이구아수 입성 이튿날인 13일부터 러시아전이 펼쳐질 결전이 쿠이아바로 출발하는 15일까지 3일을 '골든타임'으로 지목했다. 홍 감독은 성공적으로 집도를 마치며 러시아전의 해법 3가지를 찾았다.

커버 플레이와 측면

가장 먼저 메스(수술용 칼)를 댄 곳은 수비였다. 홍명보호는 가나의 탄력 넘치는 공격과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른 실점은 집중력 저하와 약속된 간격 실종으로 이어졌다. 커버 플레이나 측면 봉쇄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홍 감독도 가나전을 마친 뒤 "1~2번째 골은 굳이 실점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우리가 상황을 어렵게 만든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골든타임의 첫 날이었던 13일 훈련에서 홍명보호는 1시간30분 간의 훈련시간 대부분을 수비 조직력 강화에 맞췄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24·광저우 헝다)과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가 2선과의 연계 플레이를 할 상대 공격수들을 탄력적으로 마크하고, 빈 자리는 더블 볼란치에서 수비적 임무를 부여 받은 한국영(24·가시와)으로 메웠다.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에는 풀백인 이 용(28·울산)이나 윤석영(24·퀸스파크레인저스)을 활용해 역습의 활로를 개척했다. 다소 길었던 수비수들의 볼터치는 협력 플레이로 해결했다. 원활한 움직임과 빠른 상황 판단, 방향 전환을 통해 활로를 만들었다.

이청용-손흥민, 라인 브레이커가 뜬다

홍 감독이 제시했던 러시아 격파의 해법은 측면이었다. 상대적으로 강한 러시아의 탄탄한 중원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측면을 활용해 공간을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두 차례 평가전에서 박주영(29·아스널)이 최전방 원톱, 구자철(25·마인츠)이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으나, 사실상의 제로톱에 가까운 공격 전술을 구사했다. 다만 가나전에서는 상대의 촘촘한 수비-미드필드 간격 사이에서 고전하면서 활로를 개척하지 못했다.


이청용(26·볼턴) 손흥민(22·레버쿠젠)이 러시아 수비수를 깰 '라인 브레이커' 역할을 한다. 측면 풀백들이 상대 공격을 끊고 빠르게 치고 나아가는 역습을 받아 공격까지 연결하거나 마무리 짓는 것이다. 중앙에 포진한 공격수들이나 더블볼란치의 공격조율사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톱니바퀴 돌아가듯 전개하는 패턴 플레이를 통해 러시아 격파를 노리고 있다. 14~15일 이틀 간의 비공개 훈련에서 이들은 러시아 격파의 선봉장으로 확실히 거듭났다.

히든카드 이근호-김신욱

변수에 대응할 히든카드도 마련됐다. 중앙과 측면 모두 커버 가능한 전천후 공격수 이근호(29·상주)와 1m96의 타깃맨 김신욱(26·울산)이 낙점됐다. 빠른 발에 골 결정력까지 갖춘 이근호는 언제든 내놓을 수 있는 승부수다. 이근호는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90분을 뛰는 다른 선수들에 맞춰 2~3배의 힘을 그라운드에 쏟아붓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이 내놓은 대표브랜드인 김신욱은 제공권 장악이 필수인 막판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카드로 지목되어 왔다. 이구아수 훈련에서도 빠른 위치 선정과 타점 높은 헤딩으로 2선 공격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 홍 감독은 "김신욱 활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활용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 1장의 카드 색깔은 '미정'이다. 경기의 흐름이나 돌출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할 수밖에 없다.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에선 공격, 안정이 필요할 땐 수비로 방향이 틀어진다. 김보경(25·카디프시티) 지동원(23·도르트문트) 하대성(30·베이징 궈안) 황석호(25·히로시마)가 '5분 대기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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