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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 분석]또 조직력 균열, 이제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10 10:57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이 10일 오전(한국시간)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한국 손흥민이 가나 보예의 수비사이로 슈팅을 날렸으나 막히고 있다.
미국에서 가나와 최종평가전을 치른 홍명보호는 12일 브라질에 입성해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0/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전(6월 18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각)까지는 8일 남았다.

홍명보호가 브라질 입성에 앞서 마지막 평가전을 치렀다. 그러나 불안감은 더 커졌다. 홍명보호가 10일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대4로 완패했다. 지난달 튀니지전 0대1 패배에 이어 2연패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 패배주의에서 탈출하는 급선무지만 홍명보호 특유의 수비조직력 실종이 걱정스럽다. 이날 중앙수비에 홍정호 대신 곽태휘, 이 용이 섰던 오른쪽 윙백에는 김창수가 포진했다. 그 외 자리에는 튀니지전과 동색이었다.

실수 하나에 흐름이 끊겼다. 전반 5분 윤석영 손흥민 구자철로 이어지는 루트는 부드러웠다. 구자철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 가로막혔지만 흠이 없었다. 전반 7분 좌우날개인 손흥민과 이청용이 위치를 바꾸면서 칼끝은 더 매서워졌다. 특히 손흥민은 볼이 없는 상황에서 공간을 여는 배후 침투로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역습 한방에 무너지면서 전세가 뒤집어졌다. 전반 11분이었다. 김창수 실수에 시작돼 수비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수적으로 우세했지만 뒤에서 침투한 조르던 아예우를 놓쳤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기성용 몸맞고 굴절돼 골키퍼 정성룡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전반 15분까지 볼점유율은 한국이 61%, 가나가 39%였다.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은 튀니지전에 비해 좁아졌지만 효율성은 떨어졌다. 공간 싸움에서 허둥지둥했다. 오른쪽 윙백 김창수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 왼쪽 윙백 윤석영은 트레이드마크인 오버래핑이 빛을 잃었다. 곽태휘와 김영권의 중앙 수비라인도 불안했다. 전반 37분 또 한 번 수비가 뚫렸지만 안드레 아예유가 헛발질을 하며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2분 뒤 한국의 공격이 반짝했다.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40분에는 곽태휘가 몸으로 골을 만들었지만 핸드볼 파울이 선언됐다.

곧 위기가 찾아왔다. 곽태휘의 실수로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반 43분이었다. 곽태휘가 기안과의 경합과정에서 볼을 빼앗겼다. 20여m를 돌파한 그는 김영권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연결했다.

전반의 두 골은 내줄 필요가 없는 허망한 실점이었다. 위기관리 능력은 떨어졌다.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은 더 무거웠다. 공격도 길을 찾지 못했다. 패싱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겉돌았다. 위치 선정에도 실패하며 모두가 고립됐다.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은 중심을 잡지 못했고, 박주영은 존개감이 없었다. 이청용과 손흥민이 고군분투했지만 둘로는 부족했다.


후반 홍정호 이 용 김보경 이근호 지동원 박주호가 차례로 투입됐지만 두 골을 더 헌납하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실전은 브라질월드컵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는 평가전에서 패배를 잊었다. 먹구름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꿀 수 없다. 태극전사들은 가나전보다 분명 더 잘 할 수 있다. 정신 재무장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것은 꼭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본에 충실해야할 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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