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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전(6월 18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각)까지는 8일 남았다.
실수 하나에 흐름이 끊겼다. 전반 5분 윤석영 손흥민 구자철로 이어지는 루트는 부드러웠다. 구자철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 가로막혔지만 흠이 없었다. 전반 7분 좌우날개인 손흥민과 이청용이 위치를 바꾸면서 칼끝은 더 매서워졌다. 특히 손흥민은 볼이 없는 상황에서 공간을 여는 배후 침투로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역습 한방에 무너지면서 전세가 뒤집어졌다. 전반 11분이었다. 김창수 실수에 시작돼 수비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수적으로 우세했지만 뒤에서 침투한 조르던 아예우를 놓쳤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기성용 몸맞고 굴절돼 골키퍼 정성룡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전반 15분까지 볼점유율은 한국이 61%, 가나가 39%였다.
곧 위기가 찾아왔다. 곽태휘의 실수로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반 43분이었다. 곽태휘가 기안과의 경합과정에서 볼을 빼앗겼다. 20여m를 돌파한 그는 김영권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연결했다.
전반의 두 골은 내줄 필요가 없는 허망한 실점이었다. 위기관리 능력은 떨어졌다.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은 더 무거웠다. 공격도 길을 찾지 못했다. 패싱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겉돌았다. 위치 선정에도 실패하며 모두가 고립됐다.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은 중심을 잡지 못했고, 박주영은 존개감이 없었다. 이청용과 손흥민이 고군분투했지만 둘로는 부족했다.
후반 홍정호 이 용 김보경 이근호 지동원 박주호가 차례로 투입됐지만 두 골을 더 헌납하며 허망하게 무너졌다.
실전은 브라질월드컵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는 평가전에서 패배를 잊었다. 먹구름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꿀 수 없다. 태극전사들은 가나전보다 분명 더 잘 할 수 있다. 정신 재무장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것은 꼭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본에 충실해야할 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