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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마이애미 동행기]짐 213개-20시간 비행, 지구 반바퀴 대장정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5-31 10:51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이 31일 오전 (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했다. 16시간의 비행끝에 마이애미에 도착한 대표팀 일행이 현지교민들과 태권도 수련학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표팀은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한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5.31/

홍명보호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전진기지인 미국 마이애미에 입성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31일 오전 6시(한국시각)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새벽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카고를 경유, 마이애미까지 도착하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다. 홍명보호와 함께 지구 반바퀴를 동행한 내용을 풀어본다.

1시간 반의 자유시간, 쇼핑-사인-휴식파 '3색'

출국날 홍명보호는 유독 바빴다. 할 일이 많았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마련된 사전투표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선수 23명과 스태프 24명 등 총 47명의 선수단은 30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사전투표장으로 향했다. 출국 전 공항에서 하는 출정 행사와 대한축구협회 임원 격려, 단체사진 촬영도 빠지지 않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된 일정이다.

출국 심사장을 빠져 나온 뒤 선수들은 무방비 상태가 됐다. 항공기 출발 시간인 1시간 30분 간 짧은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색깔은 제각각이었다. 이근호(상주) 이 용(울산) 박주호 구자철(마인츠)은 면세점으로 달려가 대회 기간 중 필요한 물품과 선물 고르기에 나섰다. 이범영(부산) 곽태휘(알힐랄) 등 훈남 선수들은 3m 마다 이어진 팬들의 사인, 사진 촬영 요청에 웃음꽃을 피웠다. 번잡함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곧바로 VIP라운지로 향해 조용한 분위기를 즐긴 반면, 이청용(볼턴)은 항공기 출입구 벤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겼다.

장거리 비행, 업그레이드 좌석으로 풀었다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항공기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간경유지인 시카고까지 12시간 50분 간의 비행 시작이었다. 좁은 항공기 안에서 반나절 넘게 앉는 것은 고역이다. 하지만 이것도 위치 나름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선수단 중 유일하게 일등석을 배정 받았다. 23명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주치의는 넓은 좌석의 비즈니스석에 자리를 잡았다. 나머지 지원스태프들은 일반 승객들과 함께 이코노미석에 자리를 잡았다. 선수들은 특별한 지시 없이 독서나 영화감상, 휴대용 게임 등 자신들만의 취미로 장거리 이동을 이겨냈다.

태극전사들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게 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시절부터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축구협회가 큰 맘 먹고 업그레이드를 했다. 비용은 다소 들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나서는 선수들에겐 아낌없는 투자다.


213개의 짐, 많아도 너무 많아!

중간경유지인 시카고에서 홍명보호는 뜻밖의 손님을 맞이했다. 김상일 시카고 총영사가 항공사 주재원 및 교민들과 함께 홍명보호 영접에 나섰다. 피곤한 이동 끝에 현지에 도착한 홍 감독 이하 선수들은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그런데 마냥 웃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시카고 도착 뒤 마이애미행 항공기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실었던 짐을 모두 찾아 다시 부치는 작업을 했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 A대표팀이 실은 짐은 무려 213개에 달한다. 유니폼 뿐만 아니라 훈련 및 의료장비 뿐만 아니라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쓸 각종 장비들을 모두 싣다보니 숫자가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은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나오는 대표팀 짐을 모두 모은 뒤 숫자가 맞는지 확인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짐 숫자가 많아지다보니 추가 화물비도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고 밝혔다.

홍명보호는 마이애미 도착 뒤 교민들의 환영을 받은 뒤 숙소인 턴베리 아일 리조트로 곧장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홍 감독은 1일부터 본격적인 브라질행 막판 담금질을 벌일 계획이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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