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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꿈꾸는 길을 걸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달성, 2003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입단, 2005년 유럽 명문 맨유 입단, 8년 간 맨유에서의 활약, 친정팀 PSV 복귀, 정상에서 현역 은퇴….
아시아 축구의 별이 떨어졌다. 박지성이 15년 간 입은 프로 유니폼을 벗었다. 고별 무대는 특별했다. 22일과 24일 벌어진 PSV 코리아투어에서 고향 수원과 창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수많은 국내 팬들은 박지성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박지성의 응원가인 '위송빠레' 열창과 기립박수로 레전드를 배웅했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드러낸 아쉬움은 박지성의 찬란한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PSV 선수들은 24일 코리아투어 2차전 이후 박지성을 들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았다. 에르네스트 파베르 PSV 수석코치는 "좋은 선수이자 친구를 잃었다"며 박지성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2005년 대표팀 동료인 조원희(경남)도 "지성이 형의 은퇴가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 박지성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는 여전히 이슈 메이커다. '제2의 인생'은 축구계의 화두다. 주위에선 박지성이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 최고의 선수인 박지성이 꿈꾸는 축구 행정가의 목표를 도와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박지성은 "주위의 얘기들이 크게 부담되진 않는다. 시작도 안했는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은 필요하단다. 박지성은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학업에 매진할 예정이다. 박지성은 "축구 선수와는 다른 삶을 살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교를 다니거나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금씩 지식을 쌓으면 나중에는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박지성이 걸었던, 걸어야 할 길은 곧 한국 축구의 역사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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