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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전은 '알제리+벨기에전' 대비 모의고사?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5-26 07:34



홍명보호의 국내 마지막 모의고사 상대인 튀니지. 튀니지의 사랑탑이 한국은 물론 홍명보호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상대들과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5일 '튀니지의 신임 사령탑은 조르쥐 리켄스 감독으로 확인됐다. 한국전이 리켄스 감독의 튀니지 사령탑 데뷔전'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리켄스 감독의 이력이다. 사슬처럼 얽힌 인연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인 리켄스 감독은 1998년과 2012년 벨기에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리켄스 감독은 벨기에를 이끌고 한국과 조별리그 E조에서 최종전을 치렀다. 당시 2무를 기록하고 있던 벨기에는 2점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두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1대1로 무승부를 기록한 벨기에는 3무로 조별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리켄스 감독에게 한국은 악연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후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1999년 벨기에 사령탑에서 물러난 그는 2003년 알제리 대표팀을 이끌었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다시 벨기에 대표팀을 지휘했다. 튀니지의 지휘봉은 브라질월드컵 지역 예선 이후 잡았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리켄스 감독은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상대인 벨기에와 알제리의 축구를 두루 경험한 '상대국 전문가'다.

리켄스 감독의 존재로 인해 튀니지전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당초 튀니지전은 한국의 조별리그 '1승 상대'로 꼽히는 알제리전에 대비한 모의고사였다. 튀니지는 아프리카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월드컵 본선행이 실패했지만 알제리와 비슷한 북아프리카 팀이라 한국의 평가전 상대로 낙점됐다.

이후 튀니지의 평가전도 주의깊게 봐야 할 것 같다. 한국전을 치른 튀니지는 6월 8일 벨기에로 이동해 벨기에와 평가전을 갖는다.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상대인 벨기에는 튀니지전을 끝으로 월드컵 본선에 돌입한다. 최정예 멤버를 내세워 튀니지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벨기에를 잘 아는 리켄스 감독 역시 자신의 경험을 앞세워 '벨기에 공략법'을 들고 나올 것이 유력하다. 한국으로서는 튀니지를 통해 알제리에 대비하고, 벨기에의 전력을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최고의 '지원군'을 찾게 된 셈이다.

한편, 튀니지 대표팀은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2명의 방한 명단에는 A매치 81경기에서 36득점을 기록 중인 아이삼 제마(쿠웨이트 SC)와 세림 벤 제미아(프랑스 라발), 야신 미카리(스위스 FC루체른) 등이 포함돼 있다. 리켄스 감독은 "알제리를 지도해봤다. 개인 능력이 뛰어나고 조직력도 만만치 않은 팀이다. 벨기에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할 전력을 갖추고 있다. 벨기에가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한국과 러시아, 알제리가 경쟁하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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