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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WC대표팀 사령탑, 홍명보 감독에게 건넨 값진 조언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5-20 13:43


20일 오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역대 축구대표팀 감독 오찬모임에서 정몽규 회장과 김정남 이회택 김호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전 감독들과 홍명보 현 감독이 파이팅을 외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박 3일간의 꿀맛 휴식을 마치고 21일부터 본격 담금질에 들어간다.
파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5.20/

역대 월드컵대표팀 사령탑이 마음을 모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출정은 앞둔 후배 감독에게 값진 조언을 건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김정남 이회택 김 호 조광래 허정무 차범근 홍명보 등 전현직 감독은 20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오찬 모임을 가졌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하나였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지휘했던 김정남 전 감독이 조언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김 감독은 "1986년 월드컵에 갔을 때 많이 떨렸다. 그러나 경기를 하면서 점점 좋아졌고 상대 팀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골도 넣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내주지 말아야 할 골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홍명보호의 그리스전을 보니 세계 강호들과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전력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남은 시간에 부족한 부분을 찾는다면 반드시 16강 이상의 성적을 이룰 것이다. 홍 감독이 자신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수장이었던 이회택 전 감독이 조언을 건넸다. 이 감독은 "홍 감독은 운을 가지고 다니는 사나이다. 런던올림픽 때도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동메달 쾌거를 이룩했다"면서 "홍 감독의 모든 것은 다녀와서 따지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홍 감독은 마지막 점검을 잘 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부상의 변수도 꼬집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이다. 여기에 컨디션을 100%로 올리는 것이 승리의 열쇠다. 월드컵 출전국 중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홍 감독과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김 호 감독은 "김 호 감독은 "강한 정신무장으로 선수들과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 나라가 어렵고 힘들지만, 밝은 6월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남 전 감독과 김 호 전 감독은 수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김정남 전 감독은 "수비를 견고히 해야 한다. 상대 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팀이 아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안정적인 경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호 전 감독은 전략가답게 상세한 수비전략을 얘기했다. "태극 전사들의 취약점은 수비 전환이다. 최근 전진 압박으로 인해 공수 전술이 늦어지면 실수로 득점을 당한다. 러시아는 간접 패스에 약하더라. 또 빠른 패스와 배후 침투에 약해 보이더다. 오프사이드 전략을 조심해서 활용해야 한다. 상대 공격을 차단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우리 선수들은 정신무장이 좀 더 되야 할 것 같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과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때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조광래 감독은 높은 볼점유율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홍 감독이 성적을 내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춰 홍 감독이 요구하는 것에 잘 적응할 것"이라며 "월드컵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볼점유율을 높이는 팀이 좋은 경기를 했다. 수비수들이 실점하는 과정을 보면 포지션이 잘못돼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분만 보완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4년 전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신화를 쓴 허정무 전 감독은 홍 감독의 무한 신뢰을 보였다. 허 감독은 "홍 감독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 여태까지 잘해오고 믿다. 현지에서도 잘할 것이라 믿는다. 경기를 하다보면 잘 풀릴 때가 있고 안 풀릴 때가 있다. 그러나 희망적이다. 역대 대표팀 사상 최강의 미드필드진이 구성됐다. 남은 기간 최대한 전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세트피스를 비롯해 공수밸런스 보완과 인색한 슈팅을 가다듬는다면 역대 월드컵 사상 좋은 성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감독과 허 감독은 심리적인 면의 중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조 감독은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더 강한 자신감을 보여야 할 때다. 강한 자신감이 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자신의 축구인생 중 가장 강한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심리적인 면에서 선수 전원이 자신을 이겨야 한다. 패배나 상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또 편안한 마음, 즐기면서 유쾌한 마음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고 했다.

차범근 감독은 "홍 감독은 올림픽을 통해 좋은 성적을 얻었고, 한국축구에 희망을 줬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줬던 좋은 성적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선배 사령탑의 값진 조언을 경청한 홍 감독은 고마움으로 화답했다. 홍 감독은 "분명 한국축구는 역대 감독님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나한테는 스승님들이다. 월드컵에 함께 진출하신 감독님도 있다. 조언을 명심하겠다. 남은기간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잘 되새겨 후회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파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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