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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라운드까지 1무 4패를 당했다. 3골을 넣고 10골을 내줬다. K리그클래식 출신 팀이 K리그챌린지 최하위로 추락하자, 알툴 감독의 능력에 의구심을 표한 이도 있었다. 그는 담담히 "5라운드 이후부터 지켜봐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윽고 6라운드, 강원은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수원-충주-광주-고양전 승리에 홍익대와의 FA컵 32강전까지 포함하면 어느덧 5연승이다. 10개팀 중 10위까지 곤두박질쳤던 순위는 단숨에 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어떻게 정확히 예측했느냐는 질문에 백발 무성한 감독이 너스레를 떤다. "뭐, 경험에서 나온 거다".
전술적인 변화도 시도한다. 최진호의 고양전 해트트릭도 알툴 감독의 작품이었다. 김학범, 김용갑 체제를 거친 이 선수의 역할은 측면에 한정돼 있었다. 득점-도움 등 스탯상 좋은 모습은 보였지만, 볼 컨트롤의 안정감이 떨어져 실수가 잦기도 했다. 알툴 감독은 4-2-2-2 시스템 중 수비형 미드필더 바로 위에 배치했던 이 선수를 앞쪽으로 올려 중앙에서 뛰게 한다. 변화는 놀라웠다. 최진호는 그 좁은 상대 수비 진영에서도 부드럽게 볼을 잡아뒀고, 빠르게 가져간 슈팅 타이밍으로 골까지 뽑아냈다. 이에 알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영리하다. 믿고 새로운 것을 맡겼으면 좋겠다."라는 뼈 있는 말도 남겼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지난 3월 홈 개막전 안산전에서 '30%'라고 평했던 팀 전력을 4월 중순 부천전에서는 '60%'로 표현했다. 이후 5승 1무 1패를 기록했으나, 안일함 대신 팀을 더 세차게 채찍질했다. "아직 61%다."라고 말한 알툴 감독은 "훈련에서 준비한 패턴을 실전에서도 100% 유지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라며 더 완성도 높은 경기를 원했다. 선수들과의 스스럼없는 사이를 유지하며 신뢰를 얻었고, 확고한 전술 철학을 전파하며 승리를 얻고 있음에도 단호했다. "선수들의 믿음이 강해졌음을 느낀다. 침착하게 한 단계씩 올라가면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는 팀이다."라고 그는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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