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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휴식시간, 정성룡-김승규 '장외경쟁'은 뜨거웠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07:32



홍명보호가 훈련중인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의 오전은 대부분 조용하다. 여유가 넘친다. 입소한 선수들은 오전에 훈련이 없는만큼 치료를 받거나 개인 정비 시간을 갖는다. 일부 선수들은 숙소에 있는 컴퓨터방과 게임방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끼리끼리' 모여 축구 게임을 즐긴다.

그러나 골키퍼들의 오전은 분주했다. 오전 10시, 조용한 파주NFC 그라운드에 세 명의 '장신'이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홍명보호에서 치열한 주전 수문장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이었다.

오전 휴식 시간에 잠을 자거나 여가를 즐겨도 아무도 탓할 사람이 없는데 이들은 개인 훈련을 자청했다. 훈련복을 챙겨 입고 나오더니 몸을 풀고 러닝을 했다. 이범영이 먼저 몸을 풀자, 김승규가 뒤 따라 그라운드로 나왔고, 정성룡도 가세했다.

12일 입소 당시 '경쟁을 통한 상생'을 강조했던 출사표 그대로였다. 약속이나 한 듯 한시간 이상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뒤 다시 숙소로 향했다. 개인 훈련을 지켜본 축구협회 관계자는 "골키퍼들이 K-리그 클래식 경기에 계속 나선 만큼 체력 회복에 만전을 기하라고 홍 감독이 지시했다. 골키퍼들이 자발적으로 체력 회복을 위해 개인 훈련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러닝이 끝난 뒤 김승규와 이범영은 훈련을 마쳤다. 그러나 정성룡은 홀로 그라운드에 남아 30분 가량 더 몸을 풀었다. 골대 앞 쪽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러닝을 했다.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정성룡은 "골키퍼는 개인 훈련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오전 훈련도 개인적으로 했다. 훈련에서도 경쟁 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주전 경쟁은 선수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다. 정성룡에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도약한 정성룡의 대표팀 내 입지는 지난해부터 흔들렸다. 홍명보 월드컵 감독 취임 이후 벌어진 14차례 대표팀 경기에서 9번 주전으로 나섰다. 무섭게 성장한 김승규에게 주전 기회를 5번 내줘야 했다. 골키퍼 자리가 대표팀 내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 포지션 중 하나로 부상했다. 결단이 필요했다. 정성룡이 이를 악 물었다. "올해 브라질·미국(대표팀 전지훈련지)과 터키(수원 전지훈련지)에서 정말 많은 땀을 흘렸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초부터 다시 훈련했다." '땀의 진실'을 굳게 믿고 있다. 정성룡은 "땀을 흘린 만큼 성장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땀을 흘리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도 개인 훈련은 될 수 있는 한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파주NFC에 입소하는 순간 주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팀 훈련 뿐만 아니라 개인 훈련과 생활에서 드러난 '장외 경쟁'도 뜨거웠다. 정성룡은 "파주 숙소 3층에 승규, 범영이와 나란히 방을 배정 받았다. 서로 친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승규와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얘기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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