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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모인 GK, 무한경쟁 스타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5-13 07:31


◇이범영 김승규 정성룡(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홍명보호는 아직 '원팀'이 아니다.

12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향해 첫 발을 떼었다. 그러나 이날 소집된 선수는 전체 23명 중 9명 뿐이다. 홍명보 감독은 "내주 쯤에나 모든 선수들이 모일 것"이라며 본격적인 훈련까진 시간이 남았다고 밝혔다.

딱 한 포지션의 색깔이 다르다. 안방마님인 골키퍼 자리다. 정성룡(29·수원) 이범영(25·부산) 김승규(24·울산) 등 명단에 포함된 3명의 골키퍼가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10~11일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일정을 마친 3명의 골키퍼는 소집 첫날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홍명보호 안방마님의 윤곽은 여전히 물음표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통해 주전으로 도약한 정성룡은 매 경기 김승규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홍 감독의 A대표팀 취임 뒤 치러진 14차례 승부에서 정성룡이 9회, 김승규가 5회 출전했다. 정해진 주전이 없다. 경쟁자가 추가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8강전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며 동메달 신화에 일조한 이범영의 최근 경기력이 예사롭지 않다. 6월 18일 러시아와의 본선 조별리그 H조 첫 경기 전까지 살얼음판 주전경쟁이 예상된다.

맏형 정성룡은 초심을 강조했다. "남아공월드컵 때는 내가 도전자였다. 당시 마음처럼 도전하겠다." 피할 수 없는 경쟁은 즐겨야 살아 남는다. 정성룡은 "(경쟁이) 남아공월드컵 때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나 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전자인 김승규는 파주NFC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런던올림픽 당시 부상으로 낙마한 경험이 있다.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승규는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더 큰 무대다. 올림픽의 기억은 이미 잊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에 승선한) 골키퍼들이 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울산과 대결할 때 더 잘하는 것 같았다"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 주자 이범영은 장점 극대화를 선언했다. 그는 "런던올림픽처럼 페널티킥을 막는 연습을 많이 하겠다"며 "정성룡 선배는 안정감이 돋보이고, 김승규는 순발력이 뛰어나다. 나는 1대1 방어와 페널티킥 방어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불이 붙었다. 홍명보호의 무한 경쟁은 골문부터 시작됐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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