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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되는' 팀이라 할 만 하다. 제주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고비 때마다 꺼내든 카드가 먹혀들었다. 지난달 20일 인천전에서는 장은규 카드가 성공을 거뒀다. 박 감독은 오승범, 에스티벤 등 스타 미드필더를 제외하고 제주 유스 출신의 장은규를 선발로 투입했다. 기술이 좋은 장은규를 앞세워 미드필드를 장악하기 위해서였다. 장은규는 데뷔전 같지 않은 노련한 경기력으로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4월 26일 부산전에서는 교체투입한 진대성이 맹활약을 펼쳤다. 후반 39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제주는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3일 울산전에서도 교체출전한 박수창이 후반 39분 통렬한 동점골을 뽑았다. 제주는 1대1로 비기며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더했다.
사실 제주는 베스트11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다. 박 감독은 신예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지만, 이 기회를 잡는 '깜짝 스타'들이 없었다. 백업이 부실하자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지고, 후반기 체력저하라는 악습이 반복됐다. 하지만 올시즌은 박 감독의 기대에 신예들이 제대로 부응하고 있다. 백업들의 활약이 이어지자 주전경쟁도 치열해졌다. 팀 전체가 건강해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박 감독은 "올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겨울부터 기대가 많았는데 생각한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웃은 뒤, "신예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기존 주전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또 다른 신예들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