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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승률 넘은 전남-이유있는 3위,상주전 보면 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06 10:03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전남 이현승이 후반 페널티킥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08/

"브라질월드컵 휴식기전 3경기에서 5할 승률을 노린다."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전략가다. 틈만 나면 K-리그 사이트에서 각종 기록을 꼼꼼히 체크한다. 각팀별 상대전적, 최근 전적, 선수별 기록을 줄줄이 꿰고 있다. 월별 단기목표도 세분화해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성남, 상주, 포항과의 3경기를 앞두고 '1승1무1패' 5할 승률을 목표 삼았다. 성남(1대0 승), 상주전(4대3 승)에서 2연승했다. 5할 목표를 넘어섰다. 올시즌 강팀의 조건으로 꼽았던 강팀에 강한 팀, 연패 없는 팀, 연승 하는 팀이라는 목표를 꽉 채웠다. 포항(승점 22), 전북(승점 20)에 이어 리그 3위(승점 20)다. 4일 상주전은 올시즌 '잘나가는 전남'의 비책이 모두 담긴 상징적인 경기였다.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2014 K리그 클래식 개막전 경기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남 이종호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08/
'광양불패' 이종호의 '순도 200%' 5호골

'광양루니' 이종호는 상주상무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성남전 결승골에 이은 연속골, 11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며 김승대(포항) 김신욱(울산)에 이어 리그 득점 3위에 올랐다. 절정의 골감갭다 중요한 것은 골의 순도다. 이종호가 골을 넣은 5경기에서 전남은 지지 않았다. 5골중 3골이 승부를 결정지은 결승골, 2골이 패배를 막은 동점골이다. 지난달 22일 경남 원정(3대2 승), 2-2로 팽팽하던 후반 5분 현영민의 도움을 받아 왼발 결승골은 이종호의 마수걸이골이었다. 지난 6일 포항전 후반 34분 동점골로 2대2 무승부를 이끌었고, 13일 부산전에서 전반 21분 짜릿한 결승골로 2대1 승리를 따냈다. 성남전에서도 후반 37분 천금같은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를 일궜다. 4일 상주상무전 전반 8분 유지훈의 선제골 직후 전반 17분 스테보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후 몸을 날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반 30분엔 날카로운 킬패스로 이현승의 세번째 골을 도왔다. 이종호는 11라운드까지 전남의 승점 20점(6승2무3패) 가운데 승점 11점을 책임졌다. 올시즌 전남 상승세의 일등공신이다.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막을 올렸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서울 에스쿠데로와 전남 현영민이 볼을 다투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08/



수원과 전남의 K리그 클래식 2014 7라운드 경기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수원 정대세와 전남 방대종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09/
현영민-방대종 베테랑 합작골

지난해 11월 상주상무에서 돌아온 전남유스 '캡틴 센터백' 방대종과 올시즌 성남에서 이적한 '베테랑 풀백' 현영민은 전남의 멘토다. 수비라인에서 어린 공격진을 독려하고, 중심을 잡으며, 승리를 든든하게 지켜낸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강력한 공격옵션으로 변신한다.

'전담키커' 현영민은 성남-상주전에서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성남전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이종호의 결승골을 도운 데 이어, 상주전에선 방대종의 마수걸이골을 도왔다. 10경기, 1골3도움이다.이명주(포항, 7도움)에 이어 김승대(포항), 김 현(제주), 염기훈(수원) 등과 함께 도움 2위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골 4도움을 기록했다. 2009년 울산 시절 30경기 1골 10도움이 개인 통산 최다기록이다. 올시즌 페이스가 심상찮다. 무려 5번이나 리그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주장 방대종 역시 첫골의 약속을 지켰다. 공중볼 장악력, 헤딩력, 몸싸움이 뛰어난 수비수다. 상주에서 2년간 34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골 욕심을 냈었다. "영민이형한테 '바나나킥'을 사주고, 택배 크로스 좀 해달라고 해야겠다"고 농담했다. '킥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 전날 바나나과자를 먹는 징크스가 있다'는 현영민의 도움을 원했다. 결국 '수비 형님'들이 골을 합작했다. 전반 29분 현영민의 프리킥 직후방대종이 솟구쳐오르며 헤딩골을 밀어넣었다. 수비도 잘하고, 골도 넣는 베테랑 수비수들의 솔선수범은 올시즌 달라진 전남의 힘이다.

하석주 감독 '신의 한수' 용병술

후반 40분 전후 공격이 안풀릴 때면 센터백 코니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다. 하석주 감독이 지난해부터 즐겨써온 '변칙작전'이다. 리그 최장신 코니를 공중볼 장악과 세트피스에 활용하려는 노림수다. 이날 후반 41분 하 감독이 코니 투입은 '신의 한수'였다. 교체투입한 박준태를 빼고 코니를 투입했다. 3분만에 코니가 결승골을 빚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코니가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떨궈준 헤딩패스를 송창호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짜릿한 4대3 승리가 완성됐다.

하 감독은 직전 성남전에서도 이종호를 '특급조커'로 활용하는 우회술로 재미를 봤다. 후반 10분 교체 투입된 이종호가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했다. 감독의 용병술이 잇달아 적중하면서 선수단의 믿음과 자신감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올시즌 한경기 최다골을 기록한 상주전, 4대3 승리는 뜻깊다. 홈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얻어낸 승리다. 사기가 충천했다. 전남 선수들은 이구동성 "올시즌 우리는 선제골을 허용하고, 역전을 허용하더라도 왠지 지지 않을 것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2012~2013년 2시즌 동안 강등전쟁을 치렀던 전남의 체질이 '이기는 습관'으로 바뀌고 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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