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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은 존중돼야 한다. 상식이다.
불과 사흘 전이었다.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최강희 전북 감독이 28일 제재금 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최 감독은 26일 포항과의 홈경기(1대3 패)가 끝난 후 "지도자들이 심판 얘기를 하면 제재가 가해진다. 모든 지도자의 입을 막고 있지만 오늘은 내가 하겠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페널티킥 판정 이후 경기가 꼬였다. 그 이후 카이오의 정상적인 헤딩 경합과정에 경고를 주고, 명백한 파울에 휘슬을 불지 않았다. 심판마다 기준이 다 다르다. 그냥 규정대로 했으면 좋겠다. 페널티킥이 맞다면 휘슬을 불면 되는데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심판들이 약해진다. 페널티킥을 주고 나면 심판들이 위축된다. 계속 항의하면 퇴장시키겠다고 심판이 말하더라. 그 이후에도 계속 항의했는데 내보내지 않더라."
규정 위반을 떠나 최 감독의 발언은 곱씹어봐야 할 K-리그의 현주소다. 시즌은 길지만 각 팀은 매경기 절박하다. 한 경기도 '대충'은 없다. 하지만 심판 휘슬 하나에 공든탑이 무너지면 되돌릴 수없는 아픔이 된다. 심판들의 책임감은 더 막중해야 한다. 전체가 그렇지는 않지만 몇몇 주심은 자질이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전북-포항전의 주심도 널뛰는 잣대로 팀들의 원성을 사는 심판 중 한 명이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서울의 박희성이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돌파하다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휘슬은 고요했다. 이날 주심은 페널티킥 판정이 가장 많은 심판 중 한 명이다.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로선 억울했다. 하지만 패전의 아픔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최강희 감독의 징계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기름을 붓지 않았다.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봤을 것이다."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는 물음표로 가득했다.
심판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보이지 않는 심판이 명관이다. 물흐르듯 경기를 운영하면 선수도, 팬도 행복하다. 주연이 되고자 하는 주심은 자격이 없다. 프로축구연맹도 '제 식구 감싸기'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심판들의 자질을 검증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