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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종차별 걸개'에 무관중 철퇴, 민감대응 배경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3-14 08:11


사진캡처=트위터 @tonji5

'인종차별 걸개'로 구설수에 올랐던 우라와 레즈(일본)가 결국 철퇴를 맞았다.

무라이 미쓰루 J-리그 의장은 13일 도쿄 일본축구협회(JFA)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라와에 경기장 관리 책임을 물어 무관중 경기 징계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우라와 팬들은 지난 8일 홈구장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간도스와의 리그 2라운드에 '재패니즈 온리(Japanese Only)'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재일교포 귀화선수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을 올 초에 영입한 구단의 운영에 불만을 품고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내내 걸린 현수막 사진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면서 우라와 팬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행위를 막지 못한 구단에 대한 성토가 이어져 왔다. 이번 징계로 우라와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시미즈와의 홈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게 됐다. 우라와는 지난해 평균관중 3만7100명으로 J1(1부리그) 18팀 중 1위를 기록했다.

위기의식이 발빠른 대응을 낳았다. J-리그의 내수시장은 포화상태다. 1, 2부리그 총 40팀이 경쟁 중이고 올 시즌 12팀이 참가한 3부리그까지 출범했다. 그러나 관중몰이가 수 년째 정체돼 있고, 각 구단의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다. 축구장 내 인종차별 행위는 추락의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작은 문제에도 철저하게 대처하는 일본 특유의 국민성도 중징계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무라이 의장은 "J-리그 전체에 폐를 끼친 것에 의장으로서 사과 드린다"며 "우라와 구단 측은 부적절한 현수막이 경기장 내에 걸려 있었음에도 경기 종료 뒤까지 이를 철거하지 못했다. 구단도 인종차별적 행위에 가담한 것과 다름없다"고 중징계 배경을 밝혔다. 우라와 팬들이 2010년에도 유사한 사태로 논란을 일으켰던 부분도 지적했다.

축구계 인종차별 행위는 오랜 치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 내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에 나서고 있으나, 훌리건(과격 서포터)의 인종차별 행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는 무관중 경기 또는 승점삭감의 중징계를 내리고 있다.

K-리그 내 인종차별 행위 사례는 드물다. 지난해 포항 소속이었던 노병준(대구)이 SNS에 인종차별성 글을 남겼다가 구단 자체징계를 받은 정도다. 인천이 2012년 무관중 경기 징계를 받은 바 있으나, 당시에는 서포터스 간 폭력사태가 원인이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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