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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이근호에게 약복용을 권한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3-06 07:38



2013년 K-리그 챌린지 우승 및 승격으로 무대를 클래식으로 바꾼 상주 상무가 개막전부터 총력전을 펼친다.

상주는 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클래식 개막전을 치른다. 2012년 이후 두 시즌만에 돌아온 클래식 무대라 감회가 새롭다.

그러나 암초를 만났다. 지난 시즌 챌린지 득점 순위 1,2위에 오른 이근호와 이상협의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미친 왼발' 이상협은 오른손가락 골절로 최근 수술대에 올랐다. 이상협이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박항서 상주 감독은 "개막전 출전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이근호는 A대표팀 차출이 변수다. 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와의 A매치를 치른 이근호는 7일 귀국한다. 귀국과 동시에 다시 상주까지 내려와 이틀 뒤 열리는 개막전을 준비해야 한다. 평소 같으면 무리해서 경기에 출전하지 않지만 개막전이고, 경기에 나설 공격수가 부족해 이근호가 출전할 수 밖에 없다. 박 감독은 "상협이는 못 뛰고 하태균은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90분을 뛸 체력이 되지 않는다. 이근호 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팀 사정을 아는 이근호도 A대표팀 소집 전 박 감독과 만나 출전 의지를 다졌다. 박 감독은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근호한테 무조건 선발로 나설 준비를 하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몸 상태를 봐야한다. 하태균을 먼저 세우고 근호를 교체 투입할 생각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해외 원정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이근호에게 시차 적응을 위해 약도 권했다. 박 감독은 "A대표팀이라 비지니스석을 탄다. 무조건 수면 유도제를 먹고 오는 내내 푹 자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시차 적응에는 잠이 보약이란다. 특별한 비법이 아닌 기본적인 정보에 불과하지만 이근호를 출전시키겠다는 의지만은 가득해 보인다. 이근호도 박 감독에게 웃음으로 답을 했다.

한편, 박 감독은 올시즌 목표를 '강등 피하기'로 정했다. 지난 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윤성효 부산 감독이 "우리와 비슷한 팀에 승점 따고 보내줄 팀은 보내주겠다"고 한 말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박 감독은 "잡을 팀은 잡는다는 얘긴데 누굴 얘기하는 것이겠나. 우리팀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상황이 상위권을 넘볼 수준이 안된다. 9월에 전역 선수들이 있고 신병들은 팀 합류 후 몸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허풍이 아니다. 밑에 두 팀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올시즌 클래식은 12위팀이 자동 강등되고 11위팀은 챌린지 2~4위 팀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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