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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최강희 감독, 닥공보다 무실점에 주목한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3-05 07:26


3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 1가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 출사표를 밝히는 '2014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는 공식 기자회견과 질의응답, 팬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 포토타임 등으로 진행 됐다. 한편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은 3월 8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지난 시즌 우승팀 포항과 준우승팀 울산의 맞대결이다.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3.03

베일을 벗은 전북 현대의 2014년 '닥공(닥치고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한교원 최보경 김인성 이승렬 카이오 등 올시즌 영입한 '뉴페이스'가 대거 투입된 요코하마F 마리노스(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차전에서 3대0의 대승을 거뒀다. 3일 열린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12개의 클래식 팀 감독 중 8명이 전북을 '1강'으로 꼽았다. 괜히 1강이 아니었다.

이승기가 2골, 레오나르도가 1골-1도움으로 2014년 첫 경기의 승리를 이끌었다. 측면 돌파와 강한 압박이 주효했다. 전반에 발이 빠른 한교원의 측면 돌파를 주요 공격 루트로 삼아 요코하마의 수비진의 흔들었다.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15분부터 10분동안 세 골을 뽑아냈다. 한 달간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집중 연습한 결과가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 감독은 "사이드에서 찬스를 만들고 파괴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좋은 자원들이 많이 들어왔다. 상대 분석을 했고, 훈련을 통해 주문을 했다. 선수들이 주문대로 잘 움직여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최 감독은 3골을 넣은 막강 화력보다 '0' 실점에 더 주목했다. "수비에서 유효슈팅을 허용하는 장면을 안내주려고 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 만족스럽다." 올시즌 전북의 성적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부분이다. 최 감독은 공격만을 앞세워 K-리그 클래식과 ACL 우승을 노리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닥공의 위력이 배가 되기 위해서는 수비가 탄탄해야 한다. 최 감독도 무실점이 팀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면 수비수들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이 바탕이 되면 공격의 파괴력도 동시에 좋아진다. 요코하마전 무실점 대승이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최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유가 명확한 미소다. 빈약한 수비력은 최근 2년간 전북의 발목을 잡은 불안 요소였다. 2012년에는 팀 득점 1위(82골)를 차지했지만 빈약한 수비(49실점-전체 3위)로 인해 리그 2위에 그쳤다. 2013년에는 49실점으로 K-리그 클래식 팀 중 최소실점 10위에 머물렀다.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수비 밸런스가 무너졌다. 반면 올시즌에는 중앙 수비진이 탄탄하다. 국가대표급 수비수인 김기희와 정인환, 호주 대표팀 출신의 윌킨슨에 임대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이강진이 중앙 수비를 구축했다. 중앙 수비진의 큰 변화 없이 동계 전지훈련을 소화해 조직력도 단단해졌다. 아직 한경기에 불과하지만 최 감독은 요코하마전을 통해 강해진 수비력을 확인했다. 호재도 있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이 부상으로 털고 8일 열리는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 출격한다. 상대 공격의 물줄기를 차단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남일의 가세에 전북의 수비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이 1강의 위용을 클래식 무대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1강을 향한 지름길은 닥공만큼 강력한 수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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