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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유니폼은 그 나라의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유니폼에는 그 나라를 대표할만한 문화적인 요소들이 녹아있어야 한다. 하지만 27일 대한축구협회가 용품사인 나이키와 함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발표한 새 유니폼에서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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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유니폼은 이렇게까지 심각하지 않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꼭 집어넣는다. 그것도 디자이너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모두가 봤을 때 알만한 요소들을 집어넣는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멕시코 홈유니폼이 대표적이다. 당시 멕시코는 아즈텍 문명을 대표하는 얼굴상을 유니폼 전면에 그려넣었다. 이번 유니폼에서도 멕시코는 자신들을 상징하는 '번개마크'를 집어넣었다. 슬로베니아 역시 자신들을 상징하는 '산'을 그려넣었다. 아프리카팀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나라를 상징하는 동물 문양이 유니폼 전면에 워터마크로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은 자신들의 유니폼에 칠지도(일본 덴리 시[天理市]의 이소노카미 신궁[石上神宮]에 전해져 오는 철제 칼)를 넣는 등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물론 그 정도가 지나쳐 이번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유니폼에는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을 넣어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과 같이 나이키로부터 유니폼을 공급받는 나라들 중에도 정체성이 확실한 팀들이 있다. 크로아티아가 대표적이다. 크로아티아는 하얀색과 붉은색의 체크무늬로 유니폼 전체를 감쌌다. 국기 중앙에 있는 체크무늬 그대로다.
그럼에도 한국 A대표팀 유니폼만이 '무성의'하다고 느낄 정도인 것은 왜일까. 업계에서는 '디자이너와 용품사의 관심 부족'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나이키에 디자이너가 누군지, 어떤 점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등의 질문을 보냈다. 하지만 나이키는 답변이 없는 상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