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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특급' 라다멜 팔카오(28·AS모나코)가 부상을 극복하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기적에 가까운 회복력이다. 팔카오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를 당시 콜롬비아는 절망에 빠졌다. 보통 전방 십자인대 수술은 회복까지 6~9개월이 걸린다. 당시 월드컵이 4개월 여 남았던 상황에서 팔카오의 브라질월드컵 출전은 사실상 좌절된 것으로 보였다.
팔카오가 없는 콜롬비아는 상상할 수 없다. 팔카오는 '신계'에 있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대적할 '인간계' 대표 공격수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팔카오는 28골(34경기)을 넣으며 리그 득점 3위를 기록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6000만유로(약 885억원)의 이적료로 프랑스 리그1의 AS모나코로 이적한 그는 17경기에 나서 9골을 넣었다. 팔카오의 대표팀 내 비중도 상당했다. 월드컵 남미예선 16경기에서 콜롬비아가 넣은 27골 중 팔카오가 9골을 책임졌다. 팀 득점의 30%에 해당한다. 콜롬비아는 팔카오의 활약에 힘입어 16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콜롬비아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 그리스, 일본과 함께 C조에 속했다. 남미에서 열리는 지리적 이점을 안고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 와중에 팔카오가 십자인대 수술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콜롬비아는 울상을 지었다. 수술 직후 팔카오의 담당 의사인 조제 카를로스 노로냐가 "수술이 잘 진행됐다. 팔카오가 월드컵에 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불과했다.
콜롬비아의 바람이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의 회복 속도라면 브라질월드컵 출전도 가능하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AS모나코 감독은 "팔카오의 재활이 잘 진행되고 있다. 무릎 상태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월드컵에서 충분히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컵 직전 부상을 했다 본선 무대를 밟은 전례가 있어 '팔카오의 기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 축구의 아이콘인 데이비드 베컴(은퇴)은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을 약 50여일 앞두고 중족골 골절로 쓰러졌다. 베컴은 월드컵 출전을 위해 재활 의지를 불태웠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월드컵 프로젝트'를 가동해 베컴의 복귀에 힘썼다. 당시 베컴은 '산소텐트'를 이용했다. 산소농도를 고지대처럼 낮게 하면 인체가 산소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혈구를 더 많이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회복까지 8주 진단을 받았던 베컴은 기적적으로 회복해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과연 팔카오가 기적적으로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팔카오가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