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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 축구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김인성(25)의 축구인생은 영화에나 나올 법하다.
김인성은 올시즌 전북 '닥공(닥치고 공격)'의 스피드를 더해줄 적임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정말 스피드가 뛰어나다. 측면에서 휘젓고 다니니깐 수비수들이 정신을 못차리더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스피드만 놓고 보면 K-리그에서도 손에 꼽힌다. 1m80, 74㎏인 그는 100m를 11초 초반에 주파한다. 최근에 더 빨라졌단다. 6일(한국시각) 전북의 브라질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그는 "대학교 때 마지막으로 측정한게 11초대였다. 그 당시보다 지금 근육량이 더 많아졌다. 몸으로 느끼기에도 더 빨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인성은 막상 스피드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스피드에 의존하다 유럽무대에서 실패를 맛본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스피드가 빠르면 상대 수비에게 부담이 되는건 맞다. 하지만 빠르다고해서 다 되는게 아니더라. CSKA모스크바에서 그걸 느꼈다." 모스크바 생활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김인성은 "스피드를 순간 활용할 때가 있지만 잘 선택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스피드보다 다른 능력들이 필요할 때가 많다. 상황 판단 능력을 배웠다. 모스크바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매일 훈련하며 좋은 것을 많이 배웠다. 수준 높은 패스나 순간적인 상황 판단 능력을 보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많이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김인성은 전북에서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능한 스피드가 좋은 팀 플레이어로 거듭나려고 한다. 빠르기만 한 선수가 아닌 완성형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는 "나는 활동하면서 공간을 만들어주고 패스 및 크로스가 강점이었다. 이제는 팀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며 골도 같이 넣고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2년이 되게 빠르게 지나갔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이 모든게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나를 보고 '인생 역전'이라고 하는데 아직 아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한 과정에 있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